10년물 vs 2년물 격차
2.741에서 0.142로…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미국 경제에 ‘침체 먹구름’이 끼고 있다. 그 시작은 미국채 장단기 금리의 역전현상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는 2013년 11월 2.741에서 2018년 1월 0.142로 5년만에 크게 좁혀졌다. 시장은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좁혀지거나 역전되는 것을 ‘침체의 전조’로 해석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미 국채 장단리 금리를 통해 침체의 전조를 풀어봤다.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경기가 2009년 6월 이후 9년 6개월째 경기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3.5%로 2분기(4.2%) 대비 둔화했지만 여전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정한 잠재성장률 1.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3.9%로 완전 고용수준인 4%대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는 264만개에 이른다. 일자리 증가량은 경기확장세에 접어든 2009년 이후 세번째(2014년 300만개·2015년 271만개)로 많은 수치다.

문제는 회복세를 달리고 있는 미국 경기에 침체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건데, 그 시그널로 꼽히는 것이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격차의 축소다. 지난해 5월 이후 미국 2년물 국채와 10년물 국채의 금리차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장기채권의 금리는 단기채권금리보다 높다. 더불어 경기전망이 긍정적이면 장단기 금리차는 더 커진다. 경기호황을 전망한 투자자의 안전자산(채권)보다 위험자산(주식)의 선호도가 강해져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장기채권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와 비슷해지거나 낮아지는 것을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이는 과거의 경험이 불러온 공포다. 1980년 이후 여섯번 장단기(10년물·2년물) 금리가 역전했는데, 이중 1998년을 제외한 다섯번이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공포가 현실화한 건 지난해 12월 4일이다. 미 3년 만기 국채(2.827%)와 5년 만기 국채(2.817%)의 금리가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역전되면서 시장이 출렁였다. 같은날 미 국채 10년물(2.915%)과 2년물(2,799) 금리차도 2006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0.116%포인트까지 줄어들며 공포를 키웠다.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을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인식한 미 증시가 발작을 일으킨 셈이이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투자정보업체 비스포크는 보고서를 통해 미 국채 금리가 역전되면 평균 26.3개월 이후에 경기침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경제전문가 50% 이상이 2020년부터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과 일치한다(미 월스트리트저널 설문조사·2018년). 물론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경기가 레이트 사이클(Late Cycle·경기확장 후반부) 진입한 경기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개방·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고령화 심화 등의 영향으로 미국 장기금리가 크게 낮아졌다”며 “장단기 금리차 축소·연전현상이 과거에 비해 자주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경기침체를 동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야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기인식과 통화정책 속도가 장단기 금리차의 방향성을 결정할 공산이 커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침체 해소의 키(Key)는 연준이 쥐고 있다”며 “장단기 금리가 역전 되지 않으려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