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폰 손익계산서

스마트폰 시장에 '복고폰'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사진=뉴시스]

한국 소비자들은 최신 스마트폰에 열광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삼성의 최신작 갤럭시S9 시리즈(25.8%)였다. 가격이 80만원 이상인 스마트폰 누적판매량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56.0%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애틀러스·2018년 11월 기준).

10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소비자들이 최신 스마트폰에 지갑을 여는 건 해당 기종에 고성능·첨단 기술이 탑재돼 있어서다. 스마트폰 기업들이 앞다퉈 최신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엔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이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를 도입한 스마트폰이 출시될 거란 소문도 나돈다.


이런 맥락에서 복고풍 휴대전화가 꾸준히 론칭되고 있는 건 흥미롭다. 블랙베리·노키아·팬택 등은 ‘블랙베리 키2’ ‘바나나폰(노키아)’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휴대전화를 출시하면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끄는 건 팬택의 스마트폰 브랜드 ‘스카이(SKY)’다. 2016년 팬택은 ‘스카이 아임백(IM-100)’을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올 상반기엔 알뜰폰 업체와 손잡고 저가형 스마트폰 ‘스카이원’과 폴더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른바 ‘복고폰’이 알찬 수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마트폰 사용 용도로 소비자는 ‘메신저(65.0%·복수응답)’ ‘SNS 활동(49.4%)’ 등을 꼽았지만(잡코리아·2018년 8월 기준) 상당수의 복고폰은 해당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거나 아예 탑재하지 않았다.

‘가성비’가 좋은 것도 아니다. 예컨대, 블랙베리 키2는 국내에 69만3000원으로 출시됐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30만~40만원대 고사양 스마트폰을 국내시장에 연일 출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부 자체가 어려운 가격대다. 복고폰은 향수만 자극한 채 힘을 잃을까. 답은 올 상반기(스카이)에 나온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