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Lab] 600만원 들여 배운 투자비법, 쪽박 솔루션이었네
[실전재테크 Lab] 600만원 들여 배운 투자비법, 쪽박 솔루션이었네
  •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 호수 323
  • 승인 2019.01.22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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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부부 재무설계 上

소득이 정해져 있는 직장인들은 고수익률의 재테크 상품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은만큼 리스크도 큰 법. 이번 재무상담의 주인공인 양씨 부부도 고수익 상품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입었다. 특히 남편 양씨는 주식 전문가에게 600만원이나 주고 노하우까지 전수받았지만 쪽박만 찼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실전재테크 Lab’ 22편 첫번째 이야기다.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과 리스크는 정비례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ㄴ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과 리스크는 정비례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자는 선택인가요, 필수인가요?” 이번 재무상담의 주인공인 양현수(47·가명)씨가 첫번째 상담에서 필자에게 건넨 질문이다. 양씨는 펀드·주식 등 여러 재테크에 손을 대봤지만 대부분 큰 손해를 봤다. 그는 “이제 투자라면 신물이 난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양씨가 처음 투자에 관심을 가진 건 2013년 차이나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을 탔을 때였다. 대학교 후배로부터 “차이나펀드로 50%의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씨는 후배가 추천한 차이나펀드에 500만원을 넣었다. 하지만 투자한 직후 중국 증시가 휘청이기 시작했고, 양씨는 2개월 만에 원금의 30%를 잃었다. 펀드의 ‘펀’자도 몰랐던 양씨에게는 당연한 결과였다.

펀드로 쓴맛을 봤지만 양씨는 계속해서 여러 투자처에 돈을 넣었다. SNS·온라인 커뮤니티의 ‘카더라’ 통신을 믿고 다양한 주식과 펀드에 소액 투자했다. 대부분 수익률이 센 고위험 상품이었지만 양씨는 “흐름만 잘 타면 된다”는 생각으로 돈을 밀어넣었다. 직장인이 단기간에 소득을 크게 늘리려면 수익성이 높은 재테크를 하는 것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운이 좋았는지 몇몇 펀드가 수익을 냈다. 양씨가 산 주식도 주당 100~300원의 수익이 났다. 자신감을 얻은 양씨는 추가로 주식을 매수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하나같이 손실이 나기 시작했다. 공부가 부족해서였을까. 양씨는 주식 트레이딩 전문가에게 600만원의 회비를 주고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그럼에도 양씨는 좀처럼 ‘주식 초보’ 딱지를 떼지 못했다. 전문가가 일러준 매매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양씨는 지난해 총 2000만원의 손해를 보고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양씨는 “지금까지 본 손해만 따져도 경기도권 33㎡(약 10평) 크기의 빌라 전셋값 정도는 나올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아내 이미경씨(45·가명)의 고민은 자녀 등록금이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첫째 아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야 한다. 450만원의 비상금으로는 첫학기 등록금을 내는 것도 빠듯하다. 이씨는 “첫학기 등록금이야 어떻게든 되겠지만, 그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학자금 대출이 있긴 하지만 이씨는 월 소득 안에서 등록금을 해결하고 싶어했다. 아이에게 대출의 부담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부부의 월 소득은 535만원이다. 중소기업 과장인 양씨가 365만원을 벌고, 아내 이씨가 카페에서 직원으로 일해 170만원을 번다. 이번엔 부채 현황을 살펴보자.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대출금 잔액은 3800만원(연이율 2.95%)이다. 주식을 하느라 빌렸던 연이율 4.6%의 마이너스 대출(2000만원)도 있다. 총 부채는 5800만원이지만, 부부의 소득을 생각했을 때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양씨가 준비해야 할 굵직한 재무 이벤트들이다. 올해로 각각 47세·45세가 된 양씨와 아내 이미경(가명)씨는 노후가 걱정이지만, 부부가 준비해온 건 국민연금뿐이다. 그 흔한 적금통장 하나 없다. 자녀 교육비 부담은 한층 더 커졌다. 올해 첫째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과외비가 부쩍 늘었다. 고등학생이 된 둘째의 학원비도 적잖게 늘었다.

양씨 부부는 지출을 크게 줄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저축이나 지출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었던 부부는 무엇을 어떻게 손대야 할지 난감해했다. 부부가 재무상담을 신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럼 양씨 부부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자. 부부는 소비성지출로 공과금에 월 28만원을 내고 있다. 통신비·인터넷·TV 사용료는 모두 합해 20만원이다. 식비·외식비 등 생활비로는 95만원이 나간다. 교통비·유류비는 총 50만원이 지출된다. 월 2만원의 정수기 렌털료도 있다.

양씨 부부의 보험료는 총 81만원이다. 대출이자로는 월 25만원을 내고 있다. 남편 양씨가 30만원, 아내 이씨가 20만원의 용돈을 쓴다. 이밖에 두 자녀의 용돈(총 20만원)·학원비(120만원) 등 총 491만원이 소비성 지출로 빠져나간다. 월소득 535만원의 80%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비정기지출로는 명절·경조사비(10만원)·미용비(7만원)·의류비(21만원)·세금(10만원) 등 48만원이다. 부부는 총 539만원을 쓰고 4만원 적자를 내고 있었다.

부부의 지출항목 중 비중이 가장 큰 건 학원비(월 120만원)다. 그렇다고 수능을 앞둔 자녀들의 학원비를 줄일 수는 없었다. 필자는 일단 생활비(월 95만원)를 조금 줄여보라고 권유했다. 양씨는 퇴근 후 종종 혼자서 술을 마시는데, 올해부턴 술을 끊기로 했다. 아내도 동네 주민들과의 저녁 모임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부부의 외식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생활비는 95만원에서 80만원으로 15만원 절감할 수 있었다.

교통비·유류비(50만원)도 줄일 필요가 있었다. 양씨 부부는 준중형차와 경차 등 총 2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부부 모두 자차로 출퇴근을 하는데, 앞으론 경차 1대를 격일로 이용하기로 했다. 매일 자차를 이용하다보니 유류비 비중이 적지 않아서였다(월 30만원). 차를 쓰지 않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퇴근할 예정이다. 이런 방식으로 교통비··유류비는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20만원 줄일 수 있을 듯하다.

양씨 부부는 생활비와 교통비·유류비를 절약해 총 35만원을 아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보험료(81만원)·의류비(21만원·용돈(70만원) 등 지출을 확 줄여야 할 항목들이 적지 않았다. 대출이자만 갚고 있는 현 상황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지출을 줄일 수 있을지는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다뤄보도록 하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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