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환경 시대

여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커피나무를 심는 커피업체가 있다. 발수기능은 탁월하지만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과불화화합물’을 쓰지 않는 의류업체도 있다. 비닐 쇼핑백을 일찌감치 없애 친환경을 선도하는 슈퍼마켓도 눈길을 끈다. 환경을 보호해야 살아남는 시대, 바야흐로 ‘필必환경 시대’다.

‘필환경’이 시대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필환경’이 시대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의 2019년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19」는 올해 주목할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필必환경’을 선정했다. 환경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과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그동안 실천해왔던 ‘친환경’의 의미가 ‘필환경’으로 확장된 것이다.

■ 네스프레소와 커피나무 = ‘필환경’을 실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Sus tainability)이다. 이는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는 생태계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말하는데,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의 사례는 벤치마킹할 만하다. 네스프레소는 커피의 생산~소비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

‘AAA 지속가능한 품질™ 프로그램’은 대표적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커피 농부의 삶의 질을 개선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고품질 커피를 생산하는 것이다. 네스프레소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 인프라에 투자하고, 농학자와의 협업을 지원하며, 농부들을 위한 연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원두도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해 농부들이 커피 농사에 헌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목할 점은 네스프레소가 이 프로그램을 환경 보호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2020년까지 500만 그루의 커피나무를 심는 식이다.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커피나무 심기 프로그램을 통해 2009~2016년 커피 한잔당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 산업폐기물로 필환경 = 고어텍스 소재로 유명한 고어사도 ‘필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과불화화합물(PFCEC)’이 포함되지 않은 발수 처리 재킷을 선보였다. PFCEC은 얼룩이나 기름이 묻지 않아 아웃도어 의류 및 프라이팬 코팅의 소재로 사용된다. 고어사는 또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해 ‘리사이클 나일론’도 개발했다.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는 페트병을 재생해 만든 겉감 소재다.

■ GS리테일의 3無 활동 =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은 종이영수증ㆍ종이프라이스카드ㆍ비닐 쇼핑백 사용 중단 등 3무無 활동으로 필환경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도입한 ‘전자영수증 발급제도(모바일 앱)’는 2018년 한해 총 발급 건수가 400만건(누적)을 넘어섰다. 이는 20㎝짜리 종이영수증 일렬로 늘어뜨렸을 때 800㎞가량 되는 길이다.

2016년에 도입한 전자프라이스카드(ESL)도 종이를 절약하는 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전자프라이스카드는 현재 GS수퍼마켓 242점포(전체의 80%)에 설치됐다. 월 1만장의 종이 프라이스 카드를 매월 발행하던 GS수퍼마켓 대형점은 ESL 시스템을 도입한 후 월평균 7000장가량의 종이를 아끼는 데 성공했다.

GS수퍼마켓은 2012년부터 비닐 쇼핑백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종량제 봉투와 종이백을 사용하는데, 연 2500만장 이상의 1회용 비닐 쇼핑백 사용량을 줄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 170여t(연)을 감축한 것과 맞먹는 친환경 행위”라면서 “필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순수한 물로 만든 아이스팩 = CJENM의 오쇼핑 부문은 친환경 보냉패키지를 선보였다.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면서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쇼핑이 선보인 보냉패키지는 식품 배송용으로 보냉박스, 친환경 아이스팩, 종이테이프로 이뤄졌다.  박스 내외부는 종이로 이뤄져 재활용이 가능하다. 또 순수한 물로 만든 아이스팩을 도입했다. 화학성분을 포함한 젤리 형태의 기존 아이스팩은 하수구에 흘려 보낼 경우 수질 오염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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