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The SCOOP) 세꼭지 뉴스
점점 낮아지는 성장률 전망
반도체 수출마저 둔화
실적 악화에도 오른 주가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국내 경기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사진=뉴시스]

[2019년 첫 금통위]
경제성장 기대치 또 낮아졌다

올해도 어렵다. 경제성장을 둘러싼 기대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1월 24일 한국은행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6%를 예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2.7%로 전망했는데, 0.1 %포인트 낮춘 거다. 2020년 성장률 전망도 2.6%를 제시했다. 

한국경제는 이제 3%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는 것도 버겁다. 유럽 재정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2년 2.3%로 내려앉은 뒤 그나마 2.8~3.3%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성장률이 2.7%로 떨어져 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올해와 내년엔 그보다 전망이 나쁘다는 얘기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도 올해 성장률을 2%대 중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 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은 2.6%, 한국경제연구원은 2.5%로 내다봤다. 

그간 경제성장률을 떠받치던 수출 전선에 노란불이 켜진 게 문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8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은 2.2% 하락하며 지난 2017년 4분기(-5.3%)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도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6%나 줄었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 ‘반도체 수요 부진 전망’ 등 찬물을 끼얹을 요인이 도처에 깔려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잠재성장률은 추가적인 물가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한은은 2016~2020년 중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8~2.9%로 추정했지만, 최근엔 이보다 더 낮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연령 인구 등이 급속히 줄어서 내부적으로 새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 추이를 감안할 때 잠재성장률이 기존보다 상당히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꺾이는 수출 지표]
반도체 불황에 수출도 빨간불

우리나라 수출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는 128.54(2010년=10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이하 같은 기준) 3.3% 하락했는데, 이는 2016년 10월(5.1% 하락) 이후 2년 2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수출금액지수는 무역에서 수출금액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금액지수의 하락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반도체다. 해당 기간 정밀기기, 화학제품 품목의 수출금액지수는 각각 6.8%, 3.5%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ㆍ전자기기는 11.7%나 빠졌다. 수송장비는 되레 17.4% 상승했다. 

반도체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출실적도 악화됐다.[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출실적도 악화됐다.[사진=연합뉴스]

수출물량에서는 반도체 성적만 유독 나빴다. 수송장비와 석탄ㆍ석유제품의 수출물량지수는 각각 18.6%, 13.9% 올라 전체 수출물량지수의 상승(0.2%)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기ㆍ전자기기 품목은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조건도 악화됐다. 수출(상품 1단위)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2.65로, 6.8% 하락했다. 2017년 12월 이후 줄곧 하락세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6.7% 떨어졌다. 수출물량은 늘었지만 수출금액과 교역조건은 악화됐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어닝쇼크였는데 주가 왜 올랐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은 9조9281억원, 영업이익은 4조4301억원에 그쳤다. 전분기 대비 각각 13%, 32%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시장에서 예상한 5조945억원보다도 10%가량 적었다.

주목할 점은 SK하이닉스의 어닝쇼크가 발표된 이후 되레 주가는 상승했다는 거다.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날인 1월 23일 6만6800원이던 주가는 24일과 25일 각각 7만500원, 7만4600원으로 뛰었다. 

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투자전문가들은 엇갈린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에서는 “반도체 불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다른 한편에서는 “반도체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부터는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회복되고, D램도 회복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도체 비중을 확대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도 같은 생각이었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반면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재고부담을 감안하면 올해 모두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감소 추세는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고수했다. “수요 회복의 시그널이 보일 때까지는 보수적인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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