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낮은 수치 아니야
침체라는 단어도 조심해야
잠재성장률 하락속도 빨라
한국경제 미래 어둡다는 얘기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경기침체의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쪽에서 과도한 우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국가 경제의 생명력인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눈앞의 경기둔화도 문제지만 미래의 침체 가능성도 문제라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프레임 논쟁에 갇힌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2.7%.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다. 최근 이 숫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국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주장과 경기침체라는 지적은 과도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지표를 살펴보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1.0%(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그 결과 지난해 GDP 성장률은 2.7%를 달성했다. 2012년 2.3%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수치상으로는 역대 두번째 최장기 호황을 맞으며 지난해 ‘나홀로 경기호황’을 누린 미국(전망치)과 0.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경기회복으로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일본(0.9%), 유로존 경제 대국인 독일(1.5%)보다도 각각 1.8%포인트,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내 GDP 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절대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침체는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라며 “국내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침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재정을 풀어 경기를 받쳤다는 비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2.2% 기록하며 역성장한 수출을 대신한 것이 정부지출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부진했던 수출의 공백을 정부 지출로 메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하는 시기에 재정을 투입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미국‧유로존‧일본 등의 선진국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히려 걱정해야 할 것은 잠재성장률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 3.66%였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5년 2.64%로 1.02%포인트나 떨어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미국(2.34%→2.39%),일본(0.81%→1.23%), 프랑스(1.55%→2.47%)등으로 높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락세를 기록하는 독일(1.24%→1.0%), 캐나다(2.12%→2.09%) 등과 비교해도 잠재성장률이 하락 속도는 매우 빠르다. 잠재성장률은 생산 요소(자원‧노동‧자본 등)를 사용해 성장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은 하락은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가 경제가 보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산업 경쟁력 둔화와 노령화 등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업의 생산성 향상, 산업 구조개혁 등을 통해 경제의 체질을 바꿔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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