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도 양극화

불황의 여파로 ‘가성비’ 좋은 명절 선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고가상품도 여전히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불황의 여파로 ‘가성비’ 좋은 명절 선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고가상품도 여전히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들의 지갑이 꽁꽁 얼어붙었다.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증감률은 지난해 9월 2.1%까지 치솟은 이후 매월 증가세를 띠고 있다. 김밥(5.6%·전년 대비)·자장면(4.4%) 등 주요 외식물가도 오름세다.

그 때문인지 2017년 12월 110.6이었던 소비자 심리지수는 97.2(2018년 12월 기준)까지 떨어졌다. 자연히 설 선물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눈은 저가상품에 쏠리고 있다. 마트와 백화점도 ‘가성비’가 좋은 상품구성을 확 늘렸다. 이마트가 전체 상품의 70%를 1만~4만원대 선물세트로 채운 게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도 9만9000원짜리 한우세트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샴푸ㆍ치약 선물세트(5900원ㆍ애경산업), 제주 감귤유과 선물세트(7900원ㆍ위메프) 등 1만원 미만의 초저가 상품도 등장했다. 문제는 가성비를 따지는 트렌드가 서민층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가 선물세트는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의 1월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을 살펴보면 ‘한우세트(150만원)’ ‘갈치옥돔세트(70만원)’ 등 고가상품 물량의 30%가 사전예약을 통해 판매됐다. 300만원 이상인 초고가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도 112.1%에 달했다. 반면 서민의 명절나기는 더 고단해졌다.

상여금 없이 명절을 보내는 직장인이 숱해서다. 기업의 47.1%는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사람인ㆍ1월 기준). 그나마 상여금을 주는 기업들도 지급 규모를 줄이고 있다(2017년 평균 78만원→2019년 71만원).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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