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수산업체 우양수산 ‘김우중 위장계열사 ’M&A 이유

 
부산의 중소 수산업체 우양수산이 대우그룹 전 김우중 회장의 은닉재산인 ‘베스트리드리미티드(옛 대우개발)’를 인수했다. 업계 안팎에선 ‘우양수산 오너와 김우중 전 회장이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동시에 ‘왜 수산업체가 호텔•레저사업에 뛰어 들었나’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우양수산이 대우그룹 전 김우중 회장의 위장계열사 ‘베스트리드리미티드(옛 대우개발•이하 베스트리드)’를 인수했다. 우양수산은 8월 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로 나온 베스트리드의 주식 90.27%를 매입했다. 낙찰가는 922억원이다.

1979년 설립된 우양수산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근해어업과 냉동•냉장 보관업 등을 펼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04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창업주인 조효식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의 아들인 조영준씨는 기획실 이사로 재직 중이다. 조 이사는 우양수산의 최대주주(46.6%)다.

▲ 베스트리드리미티드가 운영하고 있는 경북 경주 보문단지내에 위치한 경주힐튼호텔
우양수산이 인수한 베스트리드의 핵심사업은 관광호텔업과 부동산 임대업이다. 수산업체가 무슨 이유로 관광•부동산 전문업체를 인수했을까. 업계 안팎에선 김우중 전 회장과 조효식 대표가 친분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출신인 대우M&A 김우일 대표는 “김우중 전 회장과 우양수산 오너는 친분이 전혀 없다”며 말을 이었다. “만약 관계가 있다면 이런 가정이 가능하다. 대우그룹의 종합상사인 대우실업은 수산업을 영위했었다. 당시 우양수산이 대우실업의 거래업체였을 가능성은 있다.” 김 대표는 “대우그룹이 붕괴된 후 거래업체들은 흩어진 대우 계열사를 계속해서 예의주시했다”며 “우양수산 역시 대우에 관심을 두고 있다가 매물로 나오니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60억 규모 부동산 어떻게…

우양수산은 베스트리드 인수 목적으로 신규 사업 진출이라고 밝혔다. 기존 수산업에서 호텔•레저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우양수산은 우선 베스트리드가 보유한 경주힐튼호텔을 직접 경영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베스트리드는 경남 양산시 에이원골프클럽과 경기도 포천시 아도니스컨트리클럽 등의 주요 주주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우양수산의 베스트리드 인수를 다른 시각으로 본다. 한 M&A 전문가는 “기업이 M&A에 나설 때 보통 신규 사업 진출이라는 인수 목적을 제시하는데 이는 명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경영을 맡아 피인수회사를 성장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매입한 자산을 활용해 금융을 일으키거나 되팔려는 경우가 많다”며 “수산업체인 우양수산이 과연 호텔과 골프사업을 잘 키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베스트리드는 경주힐튼호텔 부지 등 46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M&A 전문가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도 M&A의 목적 중 하나”라며 “사실 중소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리스크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피인수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이 많으면 경영적인 측면보다는 ‘돈 장사’에 끌린 부분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선 기자 brave11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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