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 래미안 스마트홈의 비밀

지난 1월 삼성물산은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 시공사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7년 방배5구역 재건축 현장설명회 이후 2년 만이었다. 마지막 주택사업 수주일이 2015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의 행보는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그들의 ‘컴백 카드’는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답을 찾아봤다. 

삼성물산은 올해 자체 개발한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래미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사진=최아름 기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이 건설업계 블루칩으로 뜨고 있다. 건설사들은 앞다퉈 스마트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이동통신사와의 콜라보다. 스마트홈 시스템의 핵심인 ‘기기간 연결’을 이통사에 맡긴 셈이다. 가령, 이통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스마트홈의 핵심 허브기기로 활용하는 식이다. 

현대건설은 2016년 2월 SK텔레콤과 함께 첫번째 스마트홈 ‘목동 힐스테이트’를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그해 11월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연희 파크 푸르지오’를 첫 스마트홈으로 내세웠다. 주목할 점은 시공평가순위 1위인 삼성물산의 전략이다. 이 회사는 이통사의 도움 없이 스마트홈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협업을 하면 IoT 통신망網을 쉽게 만들 수 있겠지만 복잡한 아파트 건설 과정을 감안하면 독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통사의 강점인 AI 스피커보다 아파트라는 주거공간 자체를 스마트홈 시스템의 플랫폼으로 이용하는 게 낫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미안 고객에게 맞는 상품은 건설사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통사보다는 우리가 주도해 개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 중인 스마트홈 시스템은 클라우드 서버 ‘래미안 AI’다. 핵심은 거주민을 인식하는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스마트폰·AI스피커 뿐만 아니라 아파트 천장에 있는 센서까지 활용한다. AI스피커에 명령을 하지 않아도 센서가 거주민의 상태를 파악해 침대에 누우면 수면 모드를 켜고 거실로 가면 좋아하는 영화를 틀어준다. 

회사 관계자는 “래미안 AI의 센서는 골조가 만들어지는 단계에서 설치해야한다”면서 “이통사와 콜라보만으론 구현하기 힘든 기술”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래미안 AI가 알찬 성과를 낼 수 있느냐다. 무엇보다 가격이 비쌀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이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시연하기 위해 만든 래미안 갤러리 ‘IoT홈랩’에 설치된 AI 센서와 스마트 기기는 대부분 고가다. 예컨대, 스마트홈 네트워크의 ‘리모콘’ 역할을 하는 스마트미러의 가격은 고급가전 기기값을 훌쩍 뛰어넘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oT홈랩에 있는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래미안에 적용할 수 있는 가격대로 만들기 위해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상용화 단계를 거치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또 있다.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AI 센서기능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맞춤형 스마트홈 시스템의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래미안 AI’로 무장한 삼성물산은 주택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을까. 시장은 아직 말이 없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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