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에어컨이 갖고 있던 ‘계절 가전’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 부가기능인 공기청정기능 등을 연중 사용하는 가정이 부쩍 늘어나서다. 전자업계는 사계절 필수 가전이 된 에어컨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똑똑한 AI가 적용되니 에어컨의 역할은 더 달라지고 있다.

한겨울에 벌이는 에어컨 경쟁이 뜨겁다. 국내 전자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2019년형 에어컨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서다. AI를 탑재한 에어컨이 주목 받는 첫번째 이유는 ‘AI 플랫폼’에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대표 가전이었던 에어컨이 이상기후ㆍ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사계절 가전로 탈바꿈하면서 ‘가정 내 AI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미영 삼성전자(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에어컨은 TVㆍ모바일ㆍ공기청정기 등의 가전과 연동해 홈 사물인터넷(IoT)를 구현하는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이유는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AI 에어컨은 주식ㆍ날씨 등 음성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별 ‘맞춤형 냉방’도 지원하는 게 가능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을 공기청정기로 사용하는 가정이 부쩍 늘었다”면서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AI 에어컨은 갈수록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삼성전자ㆍLG전자ㆍ대유위니아의 AI 에어컨을 살펴보자. 삼성전자는 20 19년형 ‘무풍에어컨’에 독자적인 AI 플랫폼 ‘뉴 빅스비’를 탑재해 선보였다. 위치 기반 ‘지오펜스(GeoFence)’ 기술을 활용해 주거공간에 머무는 가족 구성원이 선호하는 냉방모드를 학습해 자동으로 운전된다. 구성원이 선호하는 냉방 수준을 기억해 바람세기를 조정하는 식이다.

공기청정기ㆍTV 등은 원격 음성조정도 가능하다. 아울러 날씨ㆍ증권 등 생활정보를 AI 스피커처럼 음성 확인도 가능하다. LG전자는 ‘말하는 에어컨’을 전략제품으로 내세웠다. 2019년형 ‘LG 휘센 씽큐 에어컨’은 사용자가 묻지 않아도 알아서 말하는 ‘교감형 AI’를 탑재해 상황에 따라 적정한 운전모드를 작동시키고 사용자에게 음성으로 전달한다.

‘AI 스마트케어+(플러스)’는 실내외 온도ㆍ습도ㆍ공기 질 등 생활환경과 고객의 사용패턴을 학습해 적절한 코스로 작동한다. 가령, 한낮에 실내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지 않으면 ‘쾌속운전으로 전환합니다’고 알려준 뒤 스스로 코스를 변경하는 식이다.

고객에게 말을 거는 ‘스마트 가이드’ 기능도 있다. ‘스마트 가이드’는 실내외 공기질, 필터 교체시기 등을 확인해 ‘실외 종합청정도가 좋음 상태입니다. 환기하셔도 좋습니다’ ‘공기청정 성능을 위해 필터를 교체해 주세요’와 같은 정보를 스스로 알려준다. 대유위니아도 AI 에어컨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신형 위니아 에어컨은 SK텔레콤과 제휴해 IoT 기술 기반의 스마트 제어 환경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와 연동돼 에어컨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전원 작동ㆍ풍량ㆍ온도조절 등을 집안에서 음성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 누구 스피커는 날씨ㆍ공기질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김혁표 대유위니아 대표는 “스마트 제어 기능으로 에어컨의 활용성이 대폭 향상됐다”면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