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전쟁

사교육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사교육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의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드는 사교육비는 얼마나 될까. 신한은행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까지 1인당 사교육비는 총 6427만원으로, 전체 교육비(8552만원)의 75.1%에 이른다. 그 금액도 어마어마한데, 문제는 사교육비의 오름세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23만9000원(2013년)이었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7년 27만1000원으로 11.9% 증가했다(교육부). 그럼에도 한국의 사교육 열풍은 사그라들 줄 모른다. 교육부는 2013년 68.8%였던 사교육 참여율이 2017년 7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었음에도 사교육 열기가 뜨겁다는 점이다.

2012년 737만308명이었던 초ㆍ중ㆍ고교 학생 수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 629만5366명으로 2012년 대비 14.6% 감소했다(교육통계연구본부). 학생 수가 줄었는데 사교육비가 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사교육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이 때문인지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에서 학부모의 88.4%는 ‘사교육 지출이 부담된다’고 답했다(2018년 기준). 이런 상황에서 학원 수강비마저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학원(전년 대비 3.6%)ㆍ운동학원(3.1%)ㆍ미술학원(1.8%)ㆍ전산학원(1.1%)의 수강비가 올랐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은 여전히 겉돌고 있는 듯하다. EBS 수능연계ㆍ방과후 학교 등 정부의 사교육 경감정책 효과를 묻는 질문에 학부모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57.7%)’는 반응을 내비쳤다. ‘(되레) 심화됐다’는 응답률은 29.3%에 달했다.

최근 한국의 사교육 현실을 꼬집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인기리에 종영했다. 평생 사교육에 시달린 자녀가 부모와 연을 끊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가 자살하는 등 한국 사교육의 병폐에 경종을 울렸다. 그럼에도 사교육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입시 컨설턴트’를 수소문하는 학부모들이 부쩍 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교육 시장,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의 스카이캐슬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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