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살펴본 맥주 트렌드

시대적 변화와 함께 맥주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대중 알코올 음료인 맥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떠나 우리 일상과 문화 속에 깊숙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맥주를 ‘마실거리’가 아닌 ‘놀거리’로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맥주와 관련된 ‘키워드’를 통해 여러 장소에서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는 맥주 트렌드를 알아봤다.

젊은층은 맥주를 ‘마실거리’가 아닌 ‘놀거리’로 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젊은층은 맥주를 ‘마실거리’가 아닌 ‘놀거리’로 보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맥 ㆍ피맥ㆍ혼맥ㆍ편맥ㆍ책맥.’ 맥주와 관련된 용어들이다. 오비맥주가 빅데이터 업체 ㈜봄마루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맥주는 음식 · 장소 · 상황 · 문화와 결합한 신조어를 양산하며 다양하게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해 2017년 11월 1일부터 2018년 10월 31일까지 뉴스ㆍ블로그ㆍ지식인ㆍ카페ㆍ트위터ㆍ인스타그램 채널에 언급된 맥주 관련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다. 

■#치맥 #피맥 #혼맥 = 총 800만건이 넘는 맥주 키워드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용어는 ‘치맥(치킨+맥주ㆍ언급량 18만5019건)’, ‘피맥(피자+맥주ㆍ8만4008건)’ 등 맥주와 함께 즐기는 음식에 관련된 것이었다. 사람들이 맥주와 함께 떠올리는 음식은 ‘영원한 짝꿍’ 치킨이다. 꾸준한 ‘치맥’ 사랑에 이어 ‘피맥’ ‘버맥(햄버거+맥주)’ 등 맥주 페어링 음식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많은 소비자가 ‘맥주와 음식의 조합’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번째로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혼맥(혼자 즐기는 맥주ㆍ4만307건)’이다. 혼자 여가를 즐기는 ‘혼놀(혼자 놀기)’ 트렌드와 가볍게 음주를 즐기고자 하는 분위기가 맞물려 ‘혼맥’ 언급량이 급등했다. 늘어나는 1인 가구ㆍ홈족들이 ‘혼술’로 맥주를 선택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맥주 업체들이 혼자 즐기기에 적합한 초소용량 캔맥주를 출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초소용량 맥주 ‘기린이치방 미니캔’을 출시했다. 기존 소용량 맥주(250mL)의 절반 가량인 135mL 용량의 제품이다. 1990년대 일본에서 출시된 이 제품이 한국에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낮맥 #편맥 #북맥 = ‘낮맥(낮에 즐기는 맥주ㆍ2만2401건)’ ‘편맥(편의점에서 마시는 맥주ㆍ4806건)’이 그 뒤를 이었다. 맥주는 때와 장소의 구애가 적다. 낮에 야외활동을 할 때 저도수인 맥주는 제격이다. 여행지든 야구장이든 영화관이든 기차에서든, 어느 장소에서나 음료처럼 즐길 수 있어 안성맞춤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맥주 트렌드는 ‘책맥(책과 맥주ㆍ3593건)’이다. 책을 읽으며 맥주를 마시는 ‘책맥’ ‘북맥’이 젊은이들 사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맥주와 어울리는 책’들이 출간되거나 ‘생맥주 기계가 설치된 서점’ ‘혼술책방’이 등장하는 등 ‘책맥’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맥주를 소비하는 방식이 개인의 개성과 감성을 표출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젊은 세대가 다양한 방식으로 맥주를 즐기면서, 맥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인의 주종별 음주 비중은 맥주(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ㆍ2017년 기준)가 40.0%로 가장 높았다. 최선호 주종도 맥주(43.0%)가 차지했다. 맥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적당한 도수’ ‘가볍고 상쾌한 맛’ ‘목넘김’ 등이었다. 

맥주 브랜드 중에서는 지난해 1월 이후 10개월간 ‘카스(봄마루 조사ㆍ언급량 5만2984건)’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봄마루 관계자는 “‘맥주’ 관련 키워드 중 언급량은 음식과 맥주의 조합이 가장 많지만 매년 감소세인 반면, 맥주를 즐기는 장소나 상황ㆍ문화와 결합한 다양한 맥주 용어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맥주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이 ‘마실거리’를 넘어 ‘놀거리’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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