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종말과 노동의 미래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평생직장’이란 개념에 매달리지 않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평생직장’이란 개념에 매달리지 않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차량 호출 앱 리프트(Lyft)의 운전기사로 일하는 그는 단기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인 태스크래빗(TaskRabbit)을 통해 잡다한 일을 얻는다. 숙박 중개 사이트인 에어비앤비에 자신의 아파트를 숙소로 올려놓기도 했다. 이 세가지 일의 수익을 합하면 풀타임으로 일할 때보다 많다. 이처럼 프리랜서ㆍ독립계약자ㆍ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 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gig economy)’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가 긱 경제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독립성ㆍ유연성ㆍ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긱 경제 시장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나 ‘우버’ 같은 공유 앱, 그리고 아마존이 만든 인력중개 서비스인 ‘매커니컬터크’ 같은 즉시응답 앱의 발달로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 그때그때 근로계약이 이뤄지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증가하고 있다.

새라 케슬러가 쓴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는 긱 경제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디어 스타트업인 ‘쿼츠(Quartz)’의 부편집장으로 ‘일의 미래’에 오래도록 관심을 가져 왔다. 이 책은 메커니컬터크와 이케아가 인수한 인력중개 플랫폼 태스크래빗 등에 가입해 작업을 할당받아 일해본 저자의 실제 경험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긱 경제 성장이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에 끼치는 영향과 각계각층 노동자와 구직자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다룬다.

직업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밀레니얼(1980~2000년 출생) 세대는 ‘평생직장’이란 개념에 매달리진 않는다. 현금 보너스보다 자기계발과 유연성을 우선시하고, 원하는 시간에 일하고 싶어 하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전통적인 풀타임 직업을 포기하는 게 훨씬 쉬워졌다.

이 책은 캔자스시티의 우버 택시운전사 겸 웨이터, 뉴욕에서 정직원 생활을 그만두고 긱스터에 합류한 잘나가는 프로그래머, 메커니컬터크를 통해 소득을 얻고 있는 캐나다의 워킹맘, 프리랜서로 지역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아칸소주 자선활동가 등 다양한 인물들을 취재하며 노동의 현실을 세밀하게 소개한다.

긱 경제의 양면성도 언급한다. 희소성ㆍ전문성이 높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인 IT 전문가ㆍ프로그래머ㆍ기자ㆍ크리에이터 등에게 긱 경제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경제활동인 반면 희소성이 낮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인 청소원ㆍ운전기사ㆍ단순노동자들에게는 실업과 번아웃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평생고용 개념의 기존 일자리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에 새로운 근로계약 형태인 ‘긱 경제’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제도나 지원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진보도 혁신도 아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긱 경제로 인한 소득 불안정 문제, 사회보험 등 복리후생의 부재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세 가지 스토리

「자제력 수업」
피터 홀린스 지음 | 포레스트북스 펴냄


인간의 심리를 특유의 통찰력으로 꿰뚫어 화제가 됐던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의 저자 피터 홀린스. 그는 환경과 조건을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를 돌파한 사람들의 공통점인 ‘자제력’을 제안한다. 자제력은 단순히     ‘노력하고 참는 힘’이 아니라 즉각적인 만족을 포기하고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자제력이 어떻게 사람을 이끄는지, 심리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이희인 지음 | 홍익출판사 펴냄


“너는 걱정에 휩싸여 살아가지만 실은 사랑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모든 주제를 평생 고민한 대문호 톨스토이의 말을 들여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 시간, 사랑, 행복, 돈과 땅에 관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카피라이터이자 여행작가인 저자가 톨스토이의 말을 모았다. 외로운 시간에 마음의 빵과 밥이 되어주는 말, 때론 스스로를 삼가게 만드는 말들이다. 톨스토이 입문용으로도 적합하다.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
사토 지에 지음 | 다산북스 펴냄


혁신적인 기업가들은 하나같이 변화의 중심에 인간의 욕망이 있음을 강조한다. 인간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아야,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비즈니스의 중심’으로서 인간을 탐구한 스탠퍼드대 교수 12명의 명강의를 담았다. 혁신ㆍ리더십ㆍ마케팅ㆍ대화술 등 자기브랜딩과 비즈니스에 반드시 필요한 경제학ㆍ심리학ㆍ뇌과학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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