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줄자 카드 뺏는 카드사, 전략인가 횡포인가
수수료 줄자 카드 뺏는 카드사, 전략인가 횡포인가
  • 강서구 기자
  • 호수 0
  • 승인 2019.02.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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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축소 나선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의 영향으로 국내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국내 카드사는 고객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카드를 하나둘씩 없애고 있다. 카드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고객의 혜택이 줄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카드사의 혜택 축소 정당방위일까. 소비자 권익 침해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 불편한 질문의 답을 찾아봤다.  

국내 카드사가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카드사가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연 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연간 8000억원가량 경감될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2월 20일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 효과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6일 연 매출이 5억〜10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2.05%에서 1.40%로 낮췄고 연 매출 10억~3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2.21%에서 1.60%로 인하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은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우대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은 연간 5700억원이나 줄어든다. 연 매출 30억원을 웃도는 일반가맹점도 연간 2100억원가량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해왔던 영세 가맹점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줄어드는 만큼 수익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반면 카드사에는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가맹점의 수수료율 부담이 줄어든 만큼 카드사의 수익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응하는 카드사의 움직임이 분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폭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했던 혜택을 없애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의 수익이 악화하면 이익 보전을 위해 적자카드의 판매 중단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무이자 할부·적립 등의 혜택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카드사는 부가서비스 혜택이 많은 제휴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1월 31일 ‘KT Super DC7 KB국민비씨카드’를 포함한 20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KB국민카드 비씨아이윈카드와 KB국민 와이즈올림카드는 3월 4일부로 운용을 중단하거나 신규발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는 올해에만 22종에 달하는 신용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하거나 운영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신규발급을 중단한 신용카드 19개보다 많은 수치다.

신한카드도 1월 7일 발급을 중단한 홈플러스 제휴카드를 시작으로 2월 12일부터는 ‘신한카드 nano f’ ‘신한카드 SK행복’ ‘신한카드 Tap on’ 등 모두 8종의 신용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을 축소한 카드사도 많다. 삼성카드는 온라인쇼핑몰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했다. 우리카드는 학원비 등에서 제공하던 3개월 무이자 혜택을 중단했다. 롯데카드는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아예 없앴다.

혜택 많은 카드 줄줄이 사라져

흥미롭게도 신규발급을 중단한 카드는 대부분 다른 업종과 제휴를 맺고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짜카드다. 전월 카드사용 실적만 충족하면 할부금·결제액 등을 할인받을 수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적자카드로 꼽힌다.

카드업계는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는 현실화했는데 정부의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은 감감무소식”이라며 “카드사별로 수익성 보존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발급이 중단된 카드라도 유효기간 연장의 갱신, 재발급 등은 가능하다”며 “기존 카드 사용 고객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사가 수익성 다각화 등 어려운 방법보다는 소비자의 혜택 축소라는 쉬운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에 신규 발급이 중단된 상품 중에는 3년의 부가서비스 의무유지 기간이 지나지 않는 카드도 수두룩하다. 고객의 수요가 많고 할인폭이 큰 카드가 발급 중단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카드가 2월 11일부터 판매 중단에 나선 ‘kt-현대카드M Edition2(청구할인형)’ 카드 등 통신료 할인 제휴카드는 지난해 4월에 출시한 카드로 판매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품이다. KB국민카드의 ‘KT Super DC7 KB국민비씨카드’(2016년 11월 출시), KT Super할부 KB국민카드(2016년 4월 출시) 등의 카드도 부가서비스 의무유지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발급이 중단됐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가 판매중단·혜택 축소 등 손쉬운 방법을 선택해 수익성을 방어하려 한다”며 “소비자들의 혜택만 줄어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이 고객의 혜택을 줄일 게 아니라 하루빨리 수익성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객의 혜택을 줄여서 만든 비용절감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혜택축소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사 정책에 소비자 혜택만 축소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발급 중단 등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혜택 축소가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서지용 상명대(경영학) 교수는 “카드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성 다각화에 힘써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영업 모델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의 해외진출은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 국한돼 있고 사업방법도 예대금리차를 활용한 대출 등 경쟁이 피할 수 없는 분야”라며 “인공지능(AI)·빅데이터 업무 등 경쟁력이 있는 노하우를 쌓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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