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증폭기 제조업체 RFHIC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의 핵심은 초고속이다. 고사양ㆍ대용량의 콘텐트도 지연되는 것 없이 초고속으로 전송ㆍ처리한다. 이런 5G 서비스가 문제없이 상용화하기 위해선 전기신호를 증폭하는 전력증폭기ㆍ트랜지스터의 효율이 좋아야 한다. 5G 시대에 효율이 좋은 질화갈륨(GaN) 전력증폭기가 떠오른 이유다. 세계 2위의 GaN 전력증폭기 제조업체 RFHIC를 주목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RFHIC는 인공위성 소재인 질화갈륨으로 전력증폭기를 제조해 ‘화성(화웨이ㆍ삼성전자)’을 잡는 데 성공했다.  

RFHIC는 화웨이, 삼성전자 등 탄탄한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시대를 여는 핵심기술 5G의 원년이 올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5G 서비스 상용화 시기로 내걸었던 3월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5G 시대에 접어들면 통신환경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공산이 크다. 5G는 기존 4G보다 전송속도가 20배가량 빠른 데다, 지연속도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홀로그램, 입체 영상 등 이전엔 불가능했던 고사양·대용량 콘텐트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아무래도 신기술이 도입되거나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그와 관련된 분야의 기업들이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실제로 5G 상용화를 앞두고 최근 주식시장에서 통신장비업체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떤 기업이 진짜 수혜를 받을 기업인지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전력증폭기 제조업체 RFHIC는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다.


RFHIC의 주력 제품은 질화갈륨(GaN) 트랜지스터와 GaN 전력증폭기다. 지난해 3분기 매출에서 GaN 트랜지스터가 73.8%,레이더용과 통신용 GaN 전력증폭기가 각각 17.1%, 6.6%를 차지했다. 전력증폭기는 무선주파수(RF) 신호를 증폭시키는 제품으로 이통사 기지국 등에 쓰이는데, 대용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하는 5G 서비스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대용량 다중입출력(MIMO)’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필요하다. 트랜지스터도 마찬가지로 약한 전기 신호를 크게 증폭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전력증폭기를 만드는 데 쓰인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 기업이 전력증폭기와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GaN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RFHIC는 세계 2위의 GaN 전력증폭기 제조기업이다. 반면 경쟁사들이 만드는 제품은 실리콘 소재의 전력증폭기(LDMOS)다. GaN을 소재로 만든 전력증폭기와 트랜지스터는 실리콘 기반 제품보다 효율이 5%가량 뛰어나고, 크기는 절반가량 작다. 전력사용량도 20%가량 절감할 수 있다. 그동안 GaN은 효율이 좋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탓에 주로 쓰이지 못했다. 하지만 RFHIC는 미국 LED 제조기업 크리(Cree)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대량양산에 성공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고객사가 탄탄하다는 점도 이 기업의 장점이다.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다. 매출 비중은 각각 56%, 12%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의 투자 소식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중국 3대 이동통신사가 2020년을 전후로 5G 네트워크 구축에 200조여원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화웨이는 GaN 트랜지스터의 비중을 8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RFHIC가 화웨이에 납품하는 GaN 트랜지스터 장비는 연간 5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세계 5G 장비시장 점유율을 현 7%에서 20%로 높이겠다는 목표로 220억 달러(약 24조7000억원)가량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에 GaN 트랜지스터를 공급하고 있는 RFHIC도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

RFHIC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부분은 통신사업만이 아니다. 방산사업에서의 실적도 좋다. 이 기업은 2조원 규모의 세계 레이더 송수신 장비시장에 전력증폭기를 공급하고 있다. 중요한 건 레이더용 전력증폭기는 통신용 전력증폭기보다 이익률이 2배 이상 높은 고마진 제품이라는 점이다. RFHIC는 세계적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보잉에 벤더사로 등록돼 있는 데다, 40여개 고객사와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꾸준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앞선 주요 사업부문 외에서도 희소식이 있다. 의료용·반도체 장비 부문에서도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당장의 가시적인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차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거란 점을 기대해야 한다.

RFHIC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081억원, 영업이익 271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74.2%, 235.1% 증가했다. 올해는 약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설비투자가 완공되면 연간 2000억원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는 점, 5G 상용화에 따라 GaN 트랜지스터를 적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업의 미래는 밝다.
이종현 케이프투자증권 영업부 과장 rangers79@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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