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어떻게 이동 중인가

오늘날 모빌리티 테크놀로지는 인간‧사물‧관계의 이동에 시간‧공간적 제약이 없을 정도로 발전해왔다.[사진=뉴시스]
오늘날 모빌리티 테크놀로지는 인간‧사물‧관계의 이동에 시간‧공간적 제약이 없을 정도로 발전해왔다.[사진=뉴시스]

‘모빌리티’는 기차ㆍ자동차ㆍ비행기ㆍ인터넷ㆍ모바일 기기 같은 모빌리티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사람ㆍ사물ㆍ정보의 이동과 이를 가능케 하는 테크놀로지를 말한다. 여기에는 공간(도시) 구성과 인구 배치의 변화, 노동과 자본의 변형 등 사회적 관계의 이동까지 포함된다.

모빌리티는 일반적으로 사회과학 분야의 연장선으로 이해돼 왔다. 모빌리티에 관한 학문적 논의가 활발히 일어난 곳도 사회학이나 교통연구ㆍ인류학ㆍ인문지리 같은 사회과학의 분과 학문들에서였다. 그러나 사회과학과 인문학이 배타적 분야가 아니듯, 모빌리티와 인문학 또한 무관한 영역이라고 할 순 없다.

그렇다면 모빌리티와 인문학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신간 「모빌리티와 인문학」은 모빌리티 연구를 사회과학의 산물로만 취급하는 설명 방식에 맞선다. 예술과 인문학 분야를 가로질러 ‘모빌리티 연구’라는 새로운 분야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대안적 관점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인문학은 모빌리티가 고도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인문학점 관점에서 제안하는 학문이다. 생명ㆍ문화가 생동하는 인문-모빌리티 사회 형성에 기여한다.

오늘날 모빌리티 테크놀로지는 인간ㆍ사물ㆍ관계의 이동에 시간적ㆍ공간적 제약을 거의 남겨두지 않을 정도로 발전해왔다. 개별 국가와 지역을 연결하는 항공로와 무선 통신망의 구축은 사람ㆍ물류ㆍ데이터의 이동 가능성에 제약이 없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하늘에 수천개의 열기구 풍선을 띄워 지구상 모든 사람에게 인터넷 이용을 제공하겠다는 구글의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이 현실화되고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본격화할 경우, 모빌리티는 지구의 경계까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 오늘날을 고-모빌리티(high-mobility) 시대라고 말한다. 모빌리티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삶을 위한 단순한 조건이나 수단이 아닌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이 된 시대,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상호보완적 공진화共進化가 고도화된 시대라는 것이다. 

이 책은 모빌리티 인문학 연구자들을 과거와 현재의 문화적 삶을 연구ㆍ기록하며 수행ㆍ향상시키는 일을 하는 넓은 범위의 학자 및 예술가라고 정의한다. 실제로 미술과 디자인, 고고학ㆍ역사학ㆍ퍼포먼스와 무용ㆍ영화학ㆍ문학과 같은 여러 인문학 분야 내에서 모빌리티 논의를 부분적으로 재구성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자동차 모빌리티와 로드무비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의 자동차 모빌리티 ▲이디스 워튼 감독의 영화 속 모빌리티 ▲조지 엘리엇 문학 작품의 미시 모빌리티 ▲형식 모빌리티 ▲아동소설 속 아동기의 부동화 ▲사건으로서의 운전 ▲19~20세기 전반기의 도시 이동 ▲운전에 대한 역사적 연구 등 책에 실린 10개의 논문들은 ‘인문학’이라는 제목과 달리 대부분 문학 및 영상 텍스트와 그 미학을 다룬다. 모빌리티 연구 분야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본 시각과 모빌리티를 연구하는 인문학자들의 공헌 스토리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세 가지 스토리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지음 | 한빛비즈 펴냄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평균 근속 연수가 1년여밖에 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아마존에서 12년간 근무한,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한인이다. 그가 경험한 아마존의 성공과 성장의 비법을 소개한다. ‘원칙을 지키고, 본질을 보고,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아마존의 성장 원리를 자신의 삶과 일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인 그는 아마존에서의 12년은 ‘도제’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굿 프로핏」
찰스 G. 코크 지음 |  알키 펴냄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기업인 코크인더스트리즈는 지난 50년간 기업가치가 5000배 성장했다. 찰스 G. 코크 코크인더스트리즈 회장은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부호 순위에서 매년 10위권 안에 든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사라지는 동안 코크인더스트리즈가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시장중심 경영의 5가치 원칙’을 제시한다. 비전, 도덕성과 재능, 지식 프로세스, 결정권 인센티브 등이 그것이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음 | 더숲 펴냄


류시화 시인의 에세이다.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다. 표제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를 비롯해 ‘비를 맞는 바보’ ‘축복을 셀 때 상처를 빼고 세지 말라’ 등은 삶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시인의 언어로 풀어냈다. “신이 쉼표를 찍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는 저자의 말은 막힌 길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준다. 인생의 굴곡마저 웃음과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