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약 분석해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국내 대기질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국내 대기질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사진=뉴시스]

“미세먼지 잡고 푸른 대한민국 만들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의 주요 내용은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종합관리 대책 마련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 신설 ▲ 한중 정상급 주요의제로 격상 등이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고, 미세먼지 특별법을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를 위해 노후 화력발전소 조기 폐지, 봄철 가동중지 등을 실시한 결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지난 3년간(2016년 3만679t→2018년 2만2869t) 25%가량 감축됐다는 거다. 

하지만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던 공약은 지난 2월 국무총리 직속의 ‘미세먼지 특별 대책 위원회’ 출범으로 대체됐다. 미세먼지 문제 논의를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하겠다던 약속도 지지부진하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미세먼지가 달(문재인 대통령의 Moon을 빗댄 말)까지 가렸네’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사이 국내 대기 환경은 세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6일(오후 1시 기준) 서울의 AQI(Air Quality Indexㆍ대기질지수)는 198로 세계 도시 중 최악을 기록했다.  방글라데시 다카(184)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153)보다 높았다. 국민의 눈이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세먼지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환경부 조사 결과,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중국 등 국외 유입 때문이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51.7%에 달했다. “국제 협력을 통해 국외 유입 차단이 우선이다”는 답변도 27.6%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중국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지난 6일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이틀간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147㎍/㎥를 넘었지만, 베이징 미세먼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면서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중국과 협의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공동 시행 ▲인공강우 공동 실시 ▲미세먼지 예보시스템 공동제작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미세먼지 긴급대책의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히는 이유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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