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OOK Review 다산의 마지막 공부] 바로 마음이다
[Weekly BOOK Review 다산의 마지막 공부] 바로 마음이다
  • 이지은 기자
  • 호수 329
  • 승인 2019.03.1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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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심경心輕」을 읽었을까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현상이 됐고, 국가적 과제가 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현상이 됐고, 국가적 과제가 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영국에서는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이라는 새로운 직책이 생겼다. 현대인의 ‘마음의 병’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현상이 됐고 국가적 과제가 됐다. 고독 사회, 분노 사회, 사회적 우울증 등이 그런 문제를 나타내는 용어들이다.

우리나라는 한해 인구 10만명당 24.3명(2017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국가’라는 오명을 입고 있다. 거친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들이 선택한 방식은 외부와 단절한 채 내면으로 침잠하는 것이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것들이 허망하고 스스로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저자 조윤제는 다산 정약용이 최악의 고난에 처했을 때 마음을 다스렸다는 「심경心經」에 주목했다.

이 책은 다산이 학문의 마지막 단계에서 만난 마음공부, 즉 「심경」의 주요 구절들을 현재에 맞게 풀어냈다. 「심경」을 새롭게 풀었을 뿐 정약용의 삶을 직접 다루지 않음에도 책의 제목에 ‘다산’을 넣은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다산으로 상징되는 조선사의 뛰어난 학자들이 마지막에 도달한 학문의 경지가 마음공부였고, 그때 읽었던 책이 바로 「심경」이기 때문이다.

「심경」은 주자朱子의 제자였던 송宋나라 학자 진덕수가 편찬한 책이다. 「사서삼경」 등 유학 경전을 비롯해 주돈이, 주희 등 송대宋代 학자들의 마음수양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 「심경」에는 번거롭고 힘든 현실에서 지친 마음에 휴식을 주는 힐링도, 현실에 집착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려는 ‘욜로 라이프’도, 스스로의 가치를 찾고 존중감을 높이려는 ‘자존감 수업’도, 종교에서 얻는 마음의 치유도 없었다”고 말한다. 달콤한 위로나 자기연민은 없었지만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방법이 담겨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심경」을 바탕으로 고전 명구名句에 담긴 사유와 통찰을 이야기한다. 진덕수가 고전에서 선별한 마음에 관련된 명구 37가지에서 다시금 핵심을 뽑아 현대적 감각에 맞게 풀어냈다. 독자들이 어려운 구절의 뜻을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설명으로 구성했다.

「심경」에서 모든 학자들이 마지막 경지에 이르러 얻은 마음공부의 핵심은 간단하지만 깊고 어렵다. 저자는 이를 ‘마음은 내 것이지만 평생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라고 표현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인생의 걸림돌이 결국 나 자신이었다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을 버리고 비우는 방법’을 택한다.

「심경」에서는 그러한 정리란 마음공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음이란 살아내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다툰 끝에 결국 화해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마음공부란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급하게 내달리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쉽게 분노하고 냉소하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마음을 지켜내는 것’에 대한 깊은 사유를 권한다.

세 가지 스토리 

「수직사회」
스티븐 그레이엄 지음 | 책세상 펴냄


현대 도시의 공간은 수직화돼 있다. 이런 공간적 특수성에 초점을 두고 세계를 이해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하는 책이다. 전례 없는 물질적 번영을 이룬 현대 사회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막강한 부와 권력이 각축전을 벌이는 대도시에는 마천루가 즐비하다. 이 세계에서 ‘위’나 ‘아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시의 지리적 특성이 어떻게 새로운 격차를 만드는지 분석한다.

「엘리트 제국의 몰락」
마히엘 하르트만 지음 | 북라이프 펴냄


사회의 엘리트들이 어떻게 불평등을 조장하며 사적 이익을 챙기는지 파헤친다. 30년간 전세계의 엘리트 주의를 연구해온 저자는 독일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여러 국가를 비교하고, 각국의 가진 자들의 권력과 경제유산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알고리즘을 분석한다. 또 소수의 엘리트 세력이 지배하는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포괄적이면서 열린 엘리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긍정적 일탈주의자」
프란체스카 지노 지음 | 한국경제신문 펴냄


행동과학자인 저자는 10여년간 전세계 다양한 반항아들을 연구했다. 반항아들이 왜 규칙을 깨뜨리는지, 일탈적 행동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개인의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지 설명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픽사의 사장이자 공동창업자인 에드 캣멀, 영화감독 에이바 듀버네이, US항공 기장 설리 설렌버거 등이다. 저자는 그들에겐 참신함ㆍ호기심ㆍ관점ㆍ다양성ㆍ진정성ㆍ몰입의 재능이 있다고 말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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