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 주가 부양 가능할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월 북미정상회담을 대우건설을 매각할 ‘절호의 기회’로 여겼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남북경협에 불이 붙으면 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담은 결렬됐고, 이 회장의 복안은 물거품이 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대우건설의 과제를 취재했다. 

새 주인을 찾아야하는 대우건설의 첫번째 과제는 주가 부양이다.[사진=대우건설 제공]

“남북경협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가령 북한 개발 사업이 잘 될 경우, 대우건설의 주가가 오른다. 그때가 되면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 매각 조건을 언급했다. 2월 26일, 하노이 회담이 있기 이틀 전의 일이었다. 이 회장의 기대와는 달리 북미정상회담은 결렬됐고, 남북경협의 기대감도 가라앉았다.

대형 호재를 잃은 대우건설은 이제 자력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주가 부양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국내 건설시장을 지탱했던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72.0이었다. 대형기업의 주택 신규공사 수주 BSI는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75.0에 그쳤다.

 

분양시장도 먹구름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주택건축부문 매출은 2017년보다 5% 줄어든 6조515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초 분양한 인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에서는 미분양도 발생했다. 재건축 사업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말 8000억원 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놓친 건 단적인 사례다. 지난 6월에 부임한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현장 설명회까지 참석하면서 수주에 열의를 보였지만 그마저도 허사였다. 대우건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1조7000억원 규모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해 목표도 야심차다.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3조2000억원으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아프리카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사이펨(이탈리아)과 치요다(일본)로 함께 만든 조인트벤처(JV)로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트레인의 설계를 수주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해당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수주가 남아있다. 1조3000억원 규모다.

그렇다고 해외시장에 암초가 없는 건 아니다. 해외 수주 잔고의 50%를 넘게 차지하던 ‘중동’의 비중이 33.4%까지 떨어졌다. 영향력을 키우는 해외 건설사가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연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시장은 아직 말이 없다. 대우건설 매각 프로그램도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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