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그대로인데 …
이상한 원두커피 가격인상

국내 커피 브랜드들이 줄줄이 커피값을 인상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커피 브랜드들이 줄줄이 커피값을 인상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각별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512잔에 이른다(2017년 기준). 전 국민이 하루에 1잔씩 마신 셈이다. 그중에서도 매장에서 직접 내리는 원두커피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 때문인지 원두커피 시장도 2007년 9000억원에서 2017년 7조9000억원으로 10년새 8배나 커졌다.

국내 원두커피 1잔당 가격은 평균 1636원. 캔커피(473원), 커피믹스(114원)와 비교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다. 소비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커피 가격이 적정한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의 90.8%가 ‘비싼 편이다’고 답했다(트렌드모니터ㆍ2017년 기준). 아메리카노 1잔당 적정가격으로는 ‘2000원 이상 3000원 미만’이 46.9%로 1위를 차지했다. ‘4000원 이상’은 4.8%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원두커피 가격은 내려갈 줄 모른다. 올해에도 커피전문점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파스쿠찌(4000원→4300원)ㆍ엔제리너스(4100원→4300원)에 이어 ‘착한 커피’의 대명사였던 이디야도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했다. 문제는 원재료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3월 기준 원두가격은 1파운드당 0.96달러(1090원)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탕가격도 0.12달러(136원)로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한편에선 “지난해 우유값이 오른 게 커피음료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1L당 우유값은 2017년 2480원에서 2018년 2570원으로 고작 90원 올랐다.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아메리카노 값이 우유 때문에 인상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치솟는 커피값에 ‘커피 한잔의 여유’는 옛말이 됐다. 아메리카노에도 ‘탐욕’이 담겼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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