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通通 테크라이프] 사고뭉치 포켓몬고 블록체인 있었다면…
[IBM 通通 테크라이프] 사고뭉치 포켓몬고 블록체인 있었다면…
  • 김다린 기자
  • 호수 330
  • 승인 2019.03.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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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특약(31) AR과 블록체인

2017년,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게임 ‘포켓몬고’는 거리의 풍경을 바꿨다. 스마트기기를 통해 현실에 나타난 포켓몬을 잡기 위해 골목 곳곳을 누비는 플레이어 때문이었다. 문제는 스마트기기를 주시한 플레이어들이 잇단 안전사고에 휘말렸다는 점이다. 이를 막을 해결책은 없을까. 글로벌 기업 IBM이 흥미로운 솔루션을 제시했다. 블록체인이다. 사고뭉치 ‘포켓몬고’도 블록체인이 있었다면 다른 평가를 받았을 거라는 얘기다.

AR 산업의 발전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R 산업의 발전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여러 기술 중 증강현실(AR)은 상업화 직전에 와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공 사례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AR 기술이 대중의 주목 받기 시작한 건 2016년 7월,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포켓몬고’가 미국ㆍ호주 등지에서 처음 서비스를 출범하면서다.

당시 국내에서 출시도 되지 않았던 이 게임은 강원도 속초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바탕 난리가 났다. 속초는 ‘포켓몬고 성지’로 불리기 시작했고,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속초행 고속버스 티켓이 동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식 출시 이후엔 국내 이용자만 700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포켓몬고 열풍의 배경은 AR 기술이었다. AR이란 현실의 이미지와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포켓몬고는 이를 활용해 주머니 속 괴물을 현실로 끌어냈다. 가상의 포켓몬 그래픽이 스마트폰을 통해 현실과 겹치게 만들어 마치 스마트폰 안에 물체가 존재하는 것 같은 효과를 가져다준 것이다.

신드롬은 오래가지 않았지만, 포켓몬고의 성공은 AR 콘텐트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올해 초 종영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인기를 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드라마에선 주인공이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끼면 현실 공간을 배경으로 AR 게임이 펼쳐졌다.

지나친 상상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언젠가 실현될 수 있는 현실이라는 낙관도 기세등등했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IT 업체는 모두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ㆍ애플ㆍ페이스북 등 모두가 AR 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톨에 따르면 AR 시장 규모는 2020년 1200억 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포켓몬고의 화려한 성공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좁혀지는 게 좋기만 한 일일까. 아쉽게도 AR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사용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거다.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 연구진은 2017년 11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포켓몬고로 인한 죽음(Death by Poke’mon Go)’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는 미국 내 교통사고 증가가 포켓몬고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팀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인디애나주 티페카누 카운티에서 발생한 1만2000여건의 교통사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포켓몬고가 출시된 2016년 7월 이후 교통사고 발생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물론 이것만으론 교통사고 증가의 이유를 게임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연구진이 제시한 또다른 근거는 ‘포켓스탑(포켓몬 사냥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지역)’ 100m 부근의 교통사고가 게임 출시 전에 비해 26.5%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사고 원인 중 ‘운전자의 산만한 운전’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포켓몬고와 밀접하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14만5632건의 교통사고가 포켓몬고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다. 부상자 2만9370명, 사망자 256명이 포켓몬고 때문에 죽거나 다쳤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포켓몬고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을 잡느라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누비느라 많은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신호를 무시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맨홀에 빠지는 일도 빈번했다. 이 때문에 경찰청은 운전하면서 게임도 하는 운전자를 집중단속했고, 게임물관리위원회는 AR 게임 안전규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머니 속의 괴물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 셈이다.

AR이 게임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 기술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글로벌 IT 기업 IBM이 솔루션을 제시했다. 흥미롭게도 방법은 블록체인이었다. 공공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의 컴퓨터에 거래 내역을 남겨 가장 안전한 보안기술로 꼽힌다.

IBM은 지난해 11월 1일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신청했다. ‘빅블루’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사용자와 실제 물리적 위치 간 안전한 경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AR을 실행하는 모바일 기기와 주변 위치 정보를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해 게임 플레이어가 위험지역 등에 침입하는 것을 막는 게 이 기술의 골자다. 만약 사용자가 위험한 장소에 접근하면 메시지를 발송해 상황을 알린다. 

위치 정보에 오류가 발생할 우려는 없다. 블록체인 기술은 모든 거래 참여자가 거래 내용이 적힌 온라인 장부를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에 거래 내용이 바뀔 때마다 모든 장부가 새롭게 수정된다. 블록체인이 사실상 해킹이나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간주되는 것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단순히 안전사고만 막을 수만 있는 게 아니다. 포켓몬고의 신드롬이 식은 데에는 ‘위치 조작 논란’이 크게 작용했다. 일부 사용자가 GPS를 조작해 여기저기 이동하며 체육관을 점령하고 레벨을 부당하게 올리는 등 폐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위치를 조작하면 굳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특정 지역에만 출몰하는 각종 희귀 포켓몬을 사냥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으로 사고 위험 줄어

하지만 블록체인을 통해 AR 모바일 기기의 위치 데이터베이스를 분산 장부에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저장하면 이런 폐해를 막을 수 있다. IBM 관계자는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위치 기반의 AR 게임과 실제 위치 사이의 신뢰를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첨단 기술이 인류에게 주는 편리함은 이롭다. 하지만 혁신을 과신하다보면, 안전을 소홀하게 여기는 부작용도 있다. 혁신과 함께 안전 솔루션이 제시돼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사는 수많은 기술에 주어진 의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한국IBM 소셜 담당팀 blog.naver.com/ibm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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