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다이어터가 밝힌 지방의 모든 것

무조건 지방과 싸우려 하기보단 적당향의 ‘좋은 지방’과 함께 살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조건 지방과 싸우려 하기보단 적당향의 ‘좋은 지방’과 함께 살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섭취할 음식을 앞에 두고 습관처럼 칼로리 계산을 한다. 체지방에 대한 TV 프로그램에 시선이 멈추고 ‘제대로 먹고 운동만 하면 된다’는 홍보 문구에 마음이 동하기도 한다. 이렇듯 체중에 대한 강박관념이 우리를 지배할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상이 있다. ‘지방’. 언제부턴가 현대인의 공공의 적이 돼 버린 지방은 정말 나쁘기만 한 걸까.

실비아 타라가 쓴 「팻」은 최첨단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방의 진정한 정체를 탐구한다. 생화학자인 저자는 유전학과 호르몬, 다이어트, 운동, 살아온 이력 등이 우리 체중에서 어떤 복잡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저자는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늘 신경 써 왔지만, 자신보다 더 많이 먹고 음식도 가리지 않으며 운동을 안 하는데도 지방이 적은 주변인들을 보며, 신체 부위 뒤에 숨어 있는 비밀에 주목한다. 살을 빼려고 노력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품었을 ‘똑같이 먹는데 왜 나만 살이 찔까’라는 의문과 함께 지방의 본질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발견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날씬해지고 싶은 염원을 갖고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상세한 근거를 내세우지 않은 채 무조건 지방을 제거해야 한다는 이야기에만 귀 기울인다. 저자는 비만에 대한 경고에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지방을 원수처럼 취급하는 태도까지 합당한 건 아니라고 말한다.

“지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한다”며 “우리 몸에는 ‘지방을 고수하기 위한’ 자기방어 수단이 매우 많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지방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재생할 수 있고, 위협을 느끼면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고, 세균과 유전학과 바이러스를 동원해 팽창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지방은 우리 몸의 내분비 기관과도 같아서 몸에 신호를 전달하거나 몸의 신호를 받고 반응하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무작정 미워한다고 사라지지 않을 만큼 지방은 똑똑하다며, 살을 빼고 싶다면 지방을 적대시하거나 싸우려 하지 말고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 책은 지방이 우리의 식욕과 의지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공격을 받을 때 어떻게 자신을 방어하며, 왜 빨리 다시 자라나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다. 지방은 단순히 존재하는 기름 덩어리가 아니라 적절한 양만큼 존재한다면 우리 건강에 아주 중요한 내분비 기관이라는 것이다. 사춘기를 촉발하고, 생식계와 면역계가 제대로 돌아가게 할 뿐 아니라 심지어 뇌 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지방과 싸우느라 개인적ㆍ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만, 이런 노력은 그릇된 정보에 기초하거나 방향을 잘못 잡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제는 우리 몸의 지방과 ‘과학적으로’ 이별해야 할 때”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방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스스로를 강박하지 않고서 적당량의 ‘좋은 지방’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펴냄


기자 강양구가 우리 사회의 수상한 질문과 위험한 생각들을 큐레이션해서 보여준다. 사회, 자연, 기술, 신체, 인간을 둘러싼 사회 통념에 질문을 던지며 관습적인 사고의 균열을 파고든다. 예컨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인가’ ‘일부일처제는 합리적인 혼인제도일까’ 등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논쟁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정형화된 학교 교육과 단편적인 지식의 공허함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나와 타자들」
이졸데 카림 지음  | 민음사 펴냄


트럼프를 당선시킨 미국, 마크롱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충돌하는 프랑스, 브렉시트로 혼선을 빚고 있는 영국까지. 오늘날 세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진정한 정치 실현을 위해 새로운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시도가 도처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이졸데 카림은 타자 혐오 현상의 배경인 다원화 과정을 추적한다. 오늘날 주체와 정치적 욕망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브랜드; 짓다」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펴냄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것은 ‘이름’이다. 아무리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뛰어나도 이름이 그저 그렇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귀에 쏙 들어오고 오래 기억되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할까. 브랜드 버벌리스트(브랜드 언어를 다루는 전문가)인 민은정 인터브랜드 전문가 브랜드 언어 전략을 소개한다. 티오피, 카누, 뮤지엄 산 등 자신이 진행했던 32가지 브랜드 사례를 통해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