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 옵티팜

아직은 생소해 보일 수 있는 이종 장기이식 분야가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기증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종 장기이식은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이종 장기이식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옵티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바이오산업에서 메디피그를 활용한 이종 장기이식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바이오산업에서 메디피그를 활용한 이종 장기이식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코스닥 신규상장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기업은 바이오 전문기업 옵티팜이다. 이 회사는 2000년 조류줄기세포를 연구를 시작으로 2006년 동물질병진단사업에 진출했다. 동물질병진단사업의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60%를 웃돌고 있다. 동물질병 감정 건수는 2013년 5249건에서 2017년 8656건으로 64.9% 증가했다. 옵티팜은 동물약품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균을 죽이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2015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337건의 박테리오파지를 보유하고 있고, 해당 분야의 특허는 10건에 이른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박테리오파지 분리부터 제품생산까지 가능한 기업이다. 
관련 매출도 성장세다. 박테리오파지를 상품화한 동물용 항생제 ‘옵티케어’는 지난해 약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필리핀·태국 등 해외수출에도 나섰다. [※참고: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 내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옵티팜이 보유한 기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차세대 백신인 VLP백신(virus like par ticle·바이러스 유사입자)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백신은 일반적으로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구분한다. 생백신은 부작용 위험이 있고 사백신은 약효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한 백신이 VLP백신이다. VLP백신은 병원체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감염을 일으키는 유전물질이 없어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나다. 옵티팜은 2016년 동물용 PVC2(돼지써코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그해 국내 동물약품회사에 기술을 이전해 2017년 1억원, 2018년 1억5000만원의 기술료 수익을 올렸다.

옵티팜의 사업이 동물용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니다. 사람에게 적용이 가능한 기술개발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유바이오로직스와 함께 VLP백신을 기반으로 한 인체용 자궁경부암 HPV(Human Papilloma Virus·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이다.


동물약품 사업에서 ‘두각’

옵티팜이 진행 중인 사업 가운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이종 장기이식 분야다. 이종 장기이식의 필요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각막이 손상되거나 중증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기존 치료법으로는 회복이 어렵다. 장기이식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장기이식을 원하는 환자의 수는 크게 증가하는 반면 장기 기증을 희망하는 기증자의 수는 많지 않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람의 장기와 가장 비슷한 미니돼지의 장기를 이식하는 이종 장기이식이다. 돼지의 장기를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의 문제점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돼지내재성바이러스(PERV-C)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었다. 2007년부터 관련 기술개발에 뛰어든 옵티팜은 PERV-C가 음성인 메디피그 개발에 성공했다.

옵티팜이 개발한 메디피그는 혈액형이 이종 장기이식에 유리한 O형 타입이면서 형질전환을 통해 면역거부반응은 최소화했다. 자연교배를 통한 대량생산까지 가능하다. 더불어 세계이종이식학회가 정한 70여종의 바이러스·세균·기생충·원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DPF(designated patho gen free·인수공통 병원균 제어) 시설까지 확보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이종피부·이종각막·이종췌도(췌장 내 인슐린 분비 세포집단)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각각 2021년(이종피부), 2022년(이종각막), 2023년(이종췌도) 임상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옵티팜이 서울대 이종장기사업단과 함께 국내 이종 장기이식 연구 분야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8월 발의돼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이종 장기이식 관련 법안인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면 임상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평가 부풀려졌다는 우려도 있어

옵티팜의 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인 이지바이오(지분율 31.5%)로, 이지바이오그룹(이지바이오·팜스토리·마니커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회사가 실적에 비해 시가총액(2000억원대)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를 받는 점은 리크스 요인이다.

하지만 동물진단·동물의약품 부문에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갖고 있고 백신개발·이종장기·메디피그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평가 우려는 접어둬도 괜찮을 듯하다. 중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옵티팜이 향후 시총 1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중장기 목표주가는 2만2000원을 제시한다.
이권희 메리츠종금증권 도곡금융센터 차장 pericles75@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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