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디스플레이 모호한 개성

IT 기업들이 화면 달린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음성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면을 넣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뜨거울지는 의문이다. ‘혁신’이라며 떠들던 스마트 스피커도 ‘일기예보 알림’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 스피커 시장의 경쟁 구도가 새롭게 바뀐다. 음성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AI 스피커가 시장의 주류였다면, 앞으론 화면이 고려 요소가 된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2월 AI 스피커에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구글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홈허브’를 인증했다. SK텔레콤과 KT 역시 화면이 탑재된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음성 기반 AI 스피커는 표현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통해 풍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물론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 스피커 보급량이 300만대를 넘어섰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는 미흡한 게 현실”이라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출근 직전 옷차림을 확인할 수 있는 일기예보 정도로만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에선 수많은 스마트 스피커가 수년 전부터 출시돼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을 두고는 비판이 많다. 제품 가짓수는 많지만 성능이 엇비슷하고, 만족할 만한 기능이 없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디스플레이를 달았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얘기다.

가격도 문제다. 스마트 스피커는 거의 공짜로 보급됐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밑지는 장사를 한 건데, 이는 스마트 스피커의 원가가 높지 않은 탓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다르다. 패널 가격을 생각하면 공짜로 퍼뜨리기 어렵다. ‘값을 더 내야 할 만큼의 제품일까’라는 반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과연 성공할 있을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