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한 장면➌ 「우리 아이 미래 직업」 저자 김희용 박사

체스 · 바둑 등 인간의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이 능력을 뽐냈다. 법률을 해석하고, 숫자를 계산하는 것을 넘어 이젠 ‘감성적 글’까지 생산하고 있으니, AI 시대라 할 만하다. 문제는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이 많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30여년간 근무한 김희용(60) 박사를 만나 그 답을 찾아봤다. 그는 최근 「우리 아이 미래직업」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김희용 박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균형 잡힌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김희용 박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균형 잡힌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 미래에 펼쳐질 새로운 직업의 세계를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설 수 있을 듯합니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중요한 질문이네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세가지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 미리 준비해야 할 세가지는 뭔가요?
“첫째는 문제 해결을 위한 코딩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스스로 문제를 구성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둘째는 이공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창의융합적 사고를 배양해야 합니다. 셋째는 현장을 보는 통찰력을 갖춰야 합니다.” 


✚ 간략하게 요약하신다면. 
“변화적응력, 문제해결능력,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2030년엔 일자리가 20억개가 사라진다고 주장하셨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일자리 지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 20억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제임스 캔턴은 “2025년 무렵의 직업 가운데 70%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2030년은 앞으로 10년 뒤의 이야기입니다.”

✚ 지금도 일자리가 없어 고민인데, 큰일입니다.
“전 불안해할 필요까진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 10년간 직업 중 70%가 지금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업이 사라지는 만큼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겁니다. 일종의 ‘대체’죠.”


✚ 현존하는 직업이 사라진다면, 그게 언제쯤일까요? 
“언제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직업은 서서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증발하는 직업

✚ 뜻밖의 주장이네요. 
“그런가요? 역사를 고찰해보면, 직업은 갑자기 증발해 버립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18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엘리베이터 도우미는 1950년대 1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6만명으로 반토막이 나더니 얼마 후 사라져버렸죠. 이와 비슷한 일이 조만간 운수산업에도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자율주행기술은 운전기사란 직업을 단번에 증발시킬지 모릅니다.”

김 박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문제해결능력, 변화적응력,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김 박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문제해결능력, 변화적응력,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 그렇다면 책에서 주장한 “20대80의 미래 직업사회가 온다”는 이야기는 무슨 뜻인가요? 
“‘인공지능(AI)이 상용화하는 미래에는 인류의 20%만이 의미 있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주장을 인용한 겁니다. AI로 인해 미래직업군 20%, 기존 직업군 80%로 나뉠 것이란 예측입니다.” 


✚ 미래 직업 관련 통계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듯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 결과를 살펴볼까요. 2017년에 진행된 이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수행하는 업무의 상당부분은 쓸모가 사라집니다. 이유는 AI의 능력에 있죠.” 


✚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신다면.  
“2030년 국내 398개 직업이 요구하는 역량 중 84.7%는 AI가 인간보다 낫거나 같을 것이고 합니다. 전문영역으로 꼽혔던 의사(70%), 교수(59.3%), 변호사(48.1%) 등의 역량도 AI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게 연구의 결과입니다. 전문직이라고 AI로부터 자유로운 건 아니라는 겁니다.”


✚ 머지 않은 미래에 직업의 지도가 달라진다면 교육 시스템도 바뀌어야 할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교육 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미래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것입니다. 반대로 불확실한 미래를 현명하게 대비한다면 큰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겁니다.” 

✚ 교육의 미래를 책임지는 정책 담당자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제아무리 공교육이 평등을 강조해도 경쟁에서 이기려는 학부모와 학생의 욕망을 제어하긴 힘듭니다. 기왕 경쟁하려면 학원이 아니라 학교에서 하는 게 낫습니다. 그래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교육 환경을 혁신해야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직업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학생들에게 균형 잡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건 우리의 책무입니다. 학교가 살아야 학생도 살고, 미래도 삽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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