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의 불편한 진실

카드 사용과 모바일 결제의 보편화로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하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카드 사용과 모바일 결제의 보편화로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하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우리의 일상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드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금이 없어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추세가 아니다. 카드 사용과 모바일 결제의 보편화로 세계 곳곳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하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는 분명 장점이 있다. 편리하고 안전하며, 지하 경제를 양성화하고, 화폐 발행 비용을 절감하게 한다. 그런데 지금은 현금을 쓸 수 있는데도 쓰지 않는 것이지만, 현금을 쓸 수 없는 사회가 돼 버린다면 어떨까. 정말로 우리에게 유익하기만 한 걸까.

신간 「현금 없는 사회」는 우리가 모르는 현금 없는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다. 현금 없는 사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전자 결제의 편의성ㆍ투명성ㆍ효율성ㆍ안전성 등을 내세우지만 이는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현금 없는 사회로 몰아가는 이유는 단 하나, 재정적ㆍ정책적으로 우리를 통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힘 있는 이익 단체들이 우리를 감시하고 우리를 대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데 현금 없는 사회가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금이 사라지면 가장 이득을 보는 대상이 누구일까. 저자는 정부와 은행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을 꼽는다. 금융 거래를 비롯한 우리 삶의 전반을 통제할 수 있게 돼서다. 예를 들어 “현금 없는 사회에서의 정부는 오늘날처럼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을 통해 경기 부양을 이유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선뜻 도입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금이 존재한다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예금주들의 뱅크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쉽게 도입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또한 기업은 우리가 무언가를 사고팔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하고 우리의 소비 습관 데이터를 팔아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데이터를 손에 넣은 기업의 타깃 광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밖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의 문제점들을 열거한다.

또한 저자는 자국인 영국을 비롯해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스웨덴, 프랑스, 케냐, 터키, 중국 등에서 현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경제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독일과 일본 등에서는 왜 아직까지 현금 거래 비율이 높은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현금이야말로 정부와 기업을 견제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지불 수단’이라며 우리 스스로 현금을 사용할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현금이 사라져가는 세상을 당연시하다간 어떤 후회를 할지 모르니 최선을 다해 현금 폐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금 결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란 결국 기득권 세력이 우리 삶을 통제하는 끔찍한 세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합의나 제대로 된 소통 없이 현금 없는 사회가 진행되고 있음을 주지하며 그 움직임에 저항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세 가지 스토리

「무기력에서 무를 빼는 가장 쉬운 방법」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 흐름출판 펴냄


‘노잼 시기’를 토로하는 현대인이 많다.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무기력은 천성일까. 심리학자인 저자는 무기력이란 ‘마음의 감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의욕을 북돋는 심리 메커니즘과 테크닉을 익히면 무기력을 퇴치할 수 있다는 거다. 피나는 노력이나 원대한 목표를 추구하다 무기력에 빠졌다면 작지만 구체적인 목표, 소소한 보상을 통해 의욕적인 ‘나’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프-Off」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 큰솔 펴냄


‘당신은 스마트폰 중독자입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다는 건 ‘비상사태’나 다름없다. 프랑스의 언론인 스테판 가르니에가 쓴 이 책은 스마트폰 없는 비상사태를 함께 겪어보자고 말한다. 또 스마트폰 중독의 사슬을 남보다 먼저 끊고, 스마트폰에 지배 당하지 않고 컨트롤하는 유저가 될 수 있을지 기발한 디톡스 솔루션을 제안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박소연 지음 | 더퀘스트 펴냄

‘워라밸’은 트렌드를 넘어서 삶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워라밸의 담론이 대부분 ‘퇴근 이후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퇴근 후 두시간의 취미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다고 해도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 잘하는 사람들 특히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인생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특별한 습관들을 소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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