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9년 7개 제품 가격인상률 분석

라면ㆍ소주ㆍ스낵 등은 오랜 기간 서민의 배를 달래 왔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서민음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기반으로 2010~2019년 7개 제품의 가격추이를 분석한 결과, 평균 가격인상률은 30.8%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5.0%)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이렇게 치솟은 가격 앞에 ‘착한제품’이란 수식어가 통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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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착한가격’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제품으로 소비자의 꽉 닫힌 지갑을 열겠다는 거다. 새로울 게 없는 마케팅 전략이지만, 경기불황이 소비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사들의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마케팅 전략이 겨냥하고 있는 건 서민이다. 이마트24의 ‘민생라면’과 농심의 ‘해피라면’,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등이 착한가격을 내세운 대표 제품들인데, 모두 서민들이 주로 찾는 품목에 집중됐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에게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이 출시된다는 건 분명히 반길 일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 상품들이 정말 ‘착한제품’인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식품가격의 상승세가 유난히 가팔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구체적으로 확인해보자. 더스쿠프(The SCOOP)가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기반으로 신라면ㆍ카스ㆍ참이슬ㆍ오뚜기 참치캔ㆍ서울우유ㆍ오리온 초코파이ㆍ농심 새우깡 등 7개 서민식품의 가격인상률을 분석한 결과, 2010~2019년 9년 새 평균 30.8%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5.0%)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제품별 인상률을 보면, 농심 신라면(5개입)은 24.6%, 오비맥주 카스(355mL 6캔)는 28.7%, 하이트진로 참이슬 클래식(360mL)은 33.9% 올랐다. 오뚜기 참치(150g)와 서울우유(1000mL)는 각각 36.2%, 25.4% 상승했다. 오리온 초코파이(630g)와 농심 새우깡(90g)은 가장 많이 가격이 올랐는데, 인상률은 무려 53.4%, 83.8%였다.  

유통ㆍ마케팅 연구소 김앤커머스의 김영호 대표는 “7개 서민식품의 인상률을 살펴보니, 서민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가격이 훌쩍 올랐다”면서 “이 수준에서 가격을 조금 낮춘 제품을 ‘착한제품’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가파르게 치솟은 가격 앞에 착한제품이란 수식어는 양립할 수 없다는 얘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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