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룸 시스템 전문업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의 생산공장에 필수적인 장비가 있다. 먼지가 전혀 없는 ‘클린룸’이다. 국내 클린룸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는 한양이엔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LG디스플레이 등 굴지의 회사를 고객사로 둔 덕분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둔화하고 있지만 한양이엔지는 성장세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양이엔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한양이엔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클린룸 시스템 전문업체 한양이엔지가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클린룸은 먼지가 전혀 없는 ‘청정실’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제약ㆍ바이오 등의 생산라인 건설에 필수적인 기초설비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7888억원,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5%, 167.9% 증가했다.

한양이엔지가 호실적을 거둔 건 국내 최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LG디스플레이 등을 고객사로 둔 덕분이다. 2017년 하반기 수주 실적이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삼성전자 평택 1공장 상부층 공사, 중국 시안 공장 증설, SK하이닉스 신규 반도체 공장 M15, 중국 우시 D램 신공장 수주 확보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굴지의 기업들이 한양이엔지를 선택한 건 동종 업계 최고의 시공 능력 때문이다. 대한설비건설협회에 따르면 한양이엔지는 지난해 기계설비공사업 전국 3위(총 5443개 업체), 가스설비공사업 전국 12위(총 992개 업체)를 기록하고 있다. 경쟁사로는 에스티아이, 성도이엔지,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등이 있다.

국내 최초로 화학물질중앙공급장치(CCSS)를 국산화했다는 점도 한양이엔지의 강점으로 꼽힌다. CCSS는 여러 화학물질을 일정한 비율로 혼합한 후 설계된 프로그램에 따라 혼합된 화학물질을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장치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IT산업 전체 공정(전후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클린룸과 함께 한양이엔지의 또 다른 사업축이다. CCSS 사업을 담당하는 장치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23.1%(이하 2018년 기준)밖에 되지 않지만 매출이익 비중은 81.2%에 달한다.

 

클린룸은 각종 생산라인 건설에 필수적인 기초 설비다.[사진=연합뉴스]
클린룸은 각종 생산라인 건설에 필수적인 기초 설비다.[사진=연합뉴스]

한양이엔지의 호실적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초고순도 특수 설비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아 한양이엔지를 견제할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2022년부터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데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도 호재다. 이뿐만이 아니다. OLED, 2차전지 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업들이 설비 투자 증설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양이엔지의 시가총액은 2754억원(4월 5일)으로, 자산가치(약 3000억원)에 못 미치는 저평가를 받고 있다. 20 00년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던 주가는 지난해 6월 15일 1만9850원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거듭해 1만5000원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동종업종 PER이 7.5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는 2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안정적 재무구조도 이 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금성자산 규모는 2017년 189억원에서 지난해 449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는 줄었다. 지난해 자본 대비 부채는 56%로 전년(78%) 대비 22%포인트 개선됐다. 그렇다고 한양이엔지에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단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둔화하면서 전방산업의 설비 투자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이엔지를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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