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채식매장 오픈한 맥도날드

전 세계 3만개에 이르는 매장을 보유한 맥도날드는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버거를 개발해 팔고 있다. 캐나다 맥도날드에는 ‘랍스타’로 만든 버거, 이스라엘서는 ‘케밥 버거’가 인기리에 팔린다. 맥도날드는 급기야 ‘채식주의자 전용 매장’까지 오픈한다고 선언했다. 인도에서다.

▲ 맥도날드가 인도 암리차르와 바이쉬노 데비 신사에 채식주의자 전용 매장 두곳을 오픈한다. 사진은 시크교 성지인 암리차르의 황금사원.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인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식 전용 매장’을 연다. 올 9월 4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내년 중순 인도 북부 펀자브주에 ‘암리차르(Amritsar)’ 전용 매장을 개설한다. 암리차르 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결합해 만들어진 시크교(Sikhism)의 성지 황금사원(Golden Temple)이 있는데 매년 800만 신자가 모여든다.
 
이곳 사원에서는 육류 소비를 할 수 없다. 맥도날드는 인도 북서부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힌두교 사원인 ‘바이쉬노 데비’ 신사에도 채식 매장을 열 계획이다. 맥도날드 인도 북부지역 사업부문의 라제쉬 쿠마르 마이니 대변인은 “채식주의자 전용 매장 오픈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도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아 맥도날드로선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쇠고기 패티(고기 또는 생선을 납작하게 빚은 것) 이미지가 강해 인도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야채나 닭고기 등을 주재료로 하는 서브웨이나 KFC·도미노 피자 같은 경쟁업체보다 시장 진출이 불리했다.이는 인도 국민이 믿는 종교와 관련이 있다. 인도 인구의 약 80%가 쇠고기를 금기시하는 힌두교 신자다. 약 13%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 신자다. 이런 이유로 인도 맥도날드에는 쇠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 감자와 야채 등으로 만든 패티로 만든 버거가 많다.

감자·완두콩·당근 등으로 만든 야채 패티에 양상추를 넣은 맥비기 버거나 치킨 패티를 넣은 치킨 마하라자 맥 버거가 주로 잘 나간다. 인도 맥도날드 홈페이지를 보면 대표 메뉴에 ‘맥치킨 버거’와 ‘피시버거’가 있지만 쇠고기 패티로 만든 빅맥버거와 쿼터파운드 치즈 버거는 포함돼 있지 않다.

BBC에 따르면 인도 맥도날드의 채식 메뉴 비중은 약 50%다. 매운양념 감자에 양파·완두콩으로 만든 패티를 넣은 맥알루티키 버거는 가격이 조금 높지만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맥도날드는 한때 양고기 패티를 넣은 버거를 판매했지만 질기다는 지적과 함께 저조한 판매로 시장에서 밀려났다.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은 약 120억 달러 규모로 현지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이 중 패스트푸드 체인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매년 20%씩 커지는 인도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맥도날드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은 3만3000여 곳인데 이 중 인도에는 270곳 밖에 없다. 외국 언론들은 이번 맥도날드의 채식주의자 전용 매장 오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인도의 지역 특성상 종교지역이 많아 맥도날드의 현지화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고 현지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 샌드위치 전문 체인인 서브웨이는 인도 280개 매장에서 쇠고기를 넣지 않은 메뉴를 판매하고 도미노 피자는 뭄바이와 인도 서부 지역 일부에서 채식주의자 전용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미선 기자 story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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