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리더십

강력한 카리스마로 조직원들을 이끄는 CEO. ‘리더십’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하지만 이런 리더십이 백발백중 통할지는 의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등장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이 돈벌이가 되는 세상에 필요한 건 ‘디지털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디지털 리더’에게 필요한 5가지 덕목을 살펴봤다. 크리스 호워드 가트너 부사장급 애널리스트가 혜안을 줬다.

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선 CIO의 IT 리더십을 배양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선 CIO의 IT 리더십을 배양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오늘날의 기업 혁신은 대부분 ‘디지털 혁신’이다.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 T)ㆍ클라우드ㆍ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과 경쟁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런 혁신을 둘러싸고 수많은 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고, 간혹 성공사례도 있다.  

하지만 몇몇의 성공케이스를 빼곤 많은 기업이 혁신 과정에서 난관에 빠진다. IT 기술이 만병통치약일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IT로 공장 자동화를 하는 건 쉽지만, 사업모델 자체를 바꾸는 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똑같이 IT 투자를 늘렸는데도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나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혁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들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디지털 리더십’이다. 이는 IT와 비즈니스 전략을 연계해 기업의 미래를 이끄는 능력을 일컫는다. 디지털 리더십이 필요한 임원은 기업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ㆍChief Information Officer)’다. 조직의 데이터나 정보시스템을 총괄하는 일만 하던 CIO의 역할은 최근 기업 경영전략에도 관여하는 등 상당히 넓어졌다. 

하지만 모든 CIO가 이런 막중한 임무를 책임질 만큼의 ‘디지털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심지어 어떤 디지털 리더십이 효과적인지를 잘 모르는 기업도 많다. 그렇다면 CIO가 가져야 할 ‘디지털 리더십’의 실체는 무엇일까. 가트너가 5가지로 정리해봤다. 

첫째, CIO는 이사회와 CEO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CIO가 중요 전략회의에서 배제됐다. CIO가 총괄하던 IT조직이 경영을 뒷받침하는 지원부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다. 기업 내에서 IT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이 때문에 CIO는 CEO와 이사회의 ‘IT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야 한다. 기존 이사회나 경영진이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시장의 니즈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CIO가 적극 나서 그들의 ‘고리타분함’을 깨야 한다. 

불분명한 디지털 리더십 

둘째, 스피커(Speaker) 역할도 잘 해내야 한다. 대부분의 CIO는 동료 경영진보다 IT 업계의 복잡한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CIO를 제외한 나머지 경영진들은 IT 비용의 적정성을 두고 의심할 게 뻔하다. 투자를 했는데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느냐며 보채는 이들도 많다.
 
이럴 때 CIO는 투자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연구ㆍ분석하고 이를 고위임원에게 수시로 알려야 한다. 그래야만 기존의 단순한 성장방식을 뛰어 넘어 고차원적인 성장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셋째, 티칭(Teaching)도 CIO의 중요한 능력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CIO가 믿음직한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팀원들의 IT기술능력은 물론 경영과 전략의 이해 수준도 끌어올려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팀원들이 업무에 적응할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CIO의 몫이다. 이는 추후 기업의 중요 자산이 될 것이다. 

넷째, CIO가 IT의 가치를 정확히 측정하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이 IT로 쏠리고 있음에도 이를 수치화하는 건 어렵다. IT의 비즈니스 가치(BVITㆍBusiness Value of IT)를 측정하는 기준을 갖고 있지 않은 기업도 숱하게 많다. CIO는 이를 정확히 측정하고 미래가치까지 내다봐야 한다. 그래야 투자를 망설이는 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다. 

이때 CIO가 집중해서 봐야할 기술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개인정보보호를 완벽하게 갖추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개인정보보호(Privacy)’, 인공지능(AI)을 뛰어넘는 ‘증강지능(Aug mented Intelligence)’, 변화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역동적인 ‘기업 문화(Culture)’, 기술을 제품에 융합하는 ‘디지털 제품 관리(Digital Product Management)’, 물리적인 사물과 컴퓨터에 동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이다. 가트너는 이들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전략을 ‘컨티뉴어스넥스트(Continuous Next)’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디지털 혁신을 뛰어넘는 차세대 플랜이다. 이 기술을 미리 파악한다면, 혁신마저 진부해진 시대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산업 전반 아우르는 눈 필요 

CIO에게 필요한 마지막 자질은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눈’이다. 새로운 가치가 나타나는 걸 놓치는 CIO는 절대 ‘디지털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없다. 반대로 말하면, ‘혁신’으로 무장하고 기업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CIO에게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거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크리스 호워드 가트너 디스팅귀시드 부사장급 애널리스트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