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 롯데ON 통할까

롯데쇼핑이 온라인 통합로그인 서비스 ‘롯데ON’을 론칭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의 첫 결과물이지만 경쟁업체보다 5년여 늦은 론칭이다. 걸음이 느린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업계의 빠른 성장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롯데쇼핑의 뒤늦은 온라인 전략을 꼬집어봤다. 

롯데쇼핑의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가 온라인 쇼핑 통합서비스의 첫걸음인 '롯데ON'을 론칭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의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가 온라인 쇼핑 통합서비스의 첫걸음인 '롯데ON'을 론칭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이 온라인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최근 유통계열사 7곳(롯데닷컴ㆍ롯데홈쇼핑ㆍ하이마트ㆍ롯데마트ㆍ엘롯데ㆍ롯데프레시ㆍ롭스)의 온라인몰 통합로그인 서비스 ‘롯데ON’을 오픈한 것은 그 신호탄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롯데 e커머스 사업본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결과물로,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롯데의 플랜이다. 

하지만 롯데ON은 ‘통합서비스’라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7개 온라인몰의 앱에서 ‘On’ 버튼을 누르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이디는 하나지만 온라인몰별로 정보제공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품의 통합검색은 가능하지만, 결제는 각각의 온라인몰에서 해야 한다. 롯데ON이 ‘반쪽짜리 통합앱’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롯데 측이 꺼내든 AI 챗봇 ‘샬롯’이 매력적이고 독특한 것도 아니다. ‘쇼핑 어드바이저’란 별칭으로 불리는 ‘샬롯’의 강점은 음성인식 검색(보이스커머스)과 개인맞춤 추천 서비스인데, 이는 2017년 롯데닷컴이 론칭한 챗봇 ‘사만다’와 별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롯데쇼핑의 ‘온라인 전략’이 늦어도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마트와 신세계를 통합한 ‘쓱닷컴(SSG.com)’이 2014년 오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이나 늦은 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신세계는 법인이 2개(이마트ㆍ신세계)에 불과했지만 롯데는 최소 4개 이상의 법인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통합이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오프라인이 메인인 유통업체가 온라인으로 남기는 수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롯데 유통계열사의 온라인 매출은 6조9000억원대(이베스트투자증권)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7.3%다. 지금도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커머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고려할 때 비중이 더 높아질 게 분명하다. 

‘5년 늦은 온라인 전략’ 탓에 실적도 악화했다. 롯데닷컴의 매출은 2014년 2052억원에서 2017년 194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017년엔 영업손실(2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 온라인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의 매출이 2014년 1조910억원에서 지난해 2조4000억원으로 119%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ON의 목표는 고객 이탈을 막는 게 아니라 편하게 쇼핑하길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의 유희다. 고객의 니즈가 충족되면 고객이 이탈할리 없기 때문이다. 롯데ON의 목표가 ‘실적’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늦은 걸음을 뗀 롯데쇼핑이 온라인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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