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온누리상품권 1500억원 유통

국내 전통시장은 서민경제 침체와 대기업 유통업체의 문어발식 진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래도 올 추석은 훈훈할 듯하다. 삼성그룹·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이 추석선물로 전통시장 이용 상품권을 대량 구매해서다.

▲ 대기업에서 온누리상품권을 대량 구매하면서 올 추석 재래시장에는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국내 1100여개 전통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직원들에게 추석선물로 나눠줄 예정이다.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삼성 측은 올 9월 5일부터 계열사별로 상품권 주문에 들어갔다. 추석 일주일 전 순차적으로 배송받는다.

 
삼성에는 공식적인 추석 보너스가 없지만 그동안 임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상품권 등을 지급해왔다. 지난해에는 임직원 1인당 20만원의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 총 450억원 가량을 구매했다. 올해는 22만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직원 외에 일부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해 총 1400억원 가량의 상품권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모두 114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했다. 8월 열린 올해 임금협상에서 5만7000여명의 전 임직원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1인당 10만원 어치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 추석 1500억원이 넘는 온누리상품권이 풀려, 전통시장은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 영통 지역 전통시장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매출이 70~80% 증가하는 등 큰 수혜를 봤다. 특히 한우 등을 판매하는 정육점은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일까지 벌어졌다. 영통 지역 시장의 한 상인은 “추석 시즌이면 삼성 직원들이 상품권을 사용하려고 많이 모여들어 매출이 좋은 편”이라며 “다른 지역 시장 상인들의 경우에는 혜택이 덜해 더 많은 대기업들이 상품권을 구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전통시장 상품권 대량 구매는 시장 상인뿐만 아니라 서민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통시장은 서민경기 침체에 대형마트 강제휴무일 규정이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시장 근처에 오픈한 대형마트와 창고형 마트도 재래시장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경영진흥원 이정욱 팀장은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근간이나 마찬가지”라며 “삼성·현대차 같은 대기업에서 서민경제와 상생을 도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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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이란

60%만 사용해도40%는 현금으로 받아

2009년 7월 처음 도입된 온누리 상품권은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에서 발행한다. 전국 재래시장 70~80%에 해당하는 1100여개 전통시장에서 융통된다. 현재 1만원권. 5000원권의 지류상품권과 5만원 짜리, 10만원 짜리 전자상품권으로 나뉘어 발행되고 있다. 1만원 상품권을 기준으로, 상품권의 60%인 6000원을 사용하면 나머지 40%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시장 상인들은 전국 기업은행,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10개 가맹은행을 통해 상품권 금액만큼 현금으로 받는다. 상인은 정부에서 은행 수수료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상품권 액면가 그대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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