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실존 사이

❶ 오택관, 그래픽쳐스-흔적-10년간(버전 4), 2019년 ❷ 임봉호, 부 ㄷ ㅎ다 2, 2019년
❶ 오택관, 그래픽쳐스-흔적-10년간(버전 4), 2019년 ❷ 임봉호, 부 ㄷ ㅎ다 2, 2019년

현대인은 네트워크 접속과 함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건네는 이미지와 정보를 소비하고, 로그인된 디지털 세상에서 타인 혹은 집단과 ‘관계 맺기’를 한다. 디지털 세상 안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실제 세계와는 또다른 나의 정체성과 인격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스크린 속 디지털 네트워크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또 다른 사회가 존재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리는 당신의 하루를 환영합니다(Welcome! You Are Connec ted!)전은 하루 중 대부분을 스크린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일상을 보내는 우리의 모습을 조명한다. 안가영ㆍ염지혜ㆍ오택관ㆍ윤향로ㆍ임영주ㆍ임봉호ㆍ료이치 쿠로카와 등 국내외 영상ㆍ설치ㆍ회화 분야 작가의 작품 21점이 소개된다.

네트워크 안에 떠도는 이미지들을 재편집ㆍ재생산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새로운 생각과 차이를 작품에 담았다. 참여 작가들은 미디어 환경에서 관찰된 이미지와 디지털 사회 안에서 이뤄지는 ‘관계 맺기’ 양상을 각각의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다.

전시명은 가상의 네트워크에 접속해야만 실제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현대인에 대한 메타포다. 24시간 네트워크에 접속 상태로 존재하는 우리의 삶의 양식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로그인된 개인은 로그인된 집단을 형성하고 그에 따라 네트워크에 접속된 사회는 새로운 감각과 사고방식, 행동을 창출하고 있다.

❸ 료이치 쿠로카와, Ground, 2013년 ❹ 임영주, 테스트 물질, 2016년
❸ 료이치 쿠로카와, Ground, 2013년 ❹ 임영주, 테스트 물질, 2016년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인터뷰 영상과 작품 관련 아카이브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아카이브룸이 마련돼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1인 미디어 창작자(Broadcasting Jockey)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해 관람객에게 인터넷 방송을 제작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접속한다, 고로 행복하다」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하고 “나는 접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이 유행이기도 하는 시대다. 이번 전시는 대부분의 시간을 디지털 네트워크에 접속해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물음을 던진다. 스크린 속 이미지들을 소비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관조하며 우리의 일상에 어떤 현상과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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