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를 위한 새로운 인생설계

세계의 핫한 기업들이 시니어 모시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사진=연합뉴스]
세계의 핫한 기업들이 시니어 모시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사진=연합뉴스]

세계의 핫한 기업들이 시니어 모셔 오기에 분주하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구글의 루스 포랏 등이 대표적인 예다. 창업자들보다 15세 이상이나 많은 나이지만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사 성장을 주도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젊은 창업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암초를 경고해주는 노련한 안내자들이자 성숙한 지혜를 가진 시니어다.

신간 「일터의 현자」는 24년간 세계 굴지의 호텔 CEO였던 칩 콘리가 에어비앤비 ‘멘턴(멘토+인턴)’을 52세에 시작해 2017년까지 회사 성장을 견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즈니스 셀럽이었던 저자는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의 러브콜을 받고 회사에 합류한 후 걸었던 여정을 스스로 복기한다. 그가 ‘일터의 현자’로서 인정받기까지의 스토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스탠퍼드 대학을 나온 후 26세 나이에 ‘주아 드 비브르’라는 호텔을 열었다. 그 후24년간 CEO로 재직하며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부티크 호텔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세간의 주목을 받던 그가 돌연 회사를 팔고 업계를 떠났다가 에어비앤비에 인턴으로 들어간 건 충격적인 일이었다. 2013년의 에어비앤비는 스타트업 회사였다. 저자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경영과 리더십을 조언했고, 감성지능과 인맥, 노련한 업무 능력으로 아들뻘 되는 상사ㆍ동료들에게 신임을 얻었다. 불과 몇 년 후 에어비앤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공유경제의 총아로 우뚝 섰다.

얼핏 인생 2막의 그저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저자도 처음엔 이런 자신의 활약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공유경제’가 뭔지, 에어비앤비가 어떤 회사인지 몰랐고, 우버도 이용해 본 적이 없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그의 리더십과 협업, 소통능력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진정성과 업무 스킬, 탄탄한 인맥을 조직에 전파했고, 글로벌 호스피탈리티(환대ㆍ접객이라는 뜻) 및 전략 부서의 수장이 됐다. IT에 문외한이었지만 200여 개국 수십만명의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접객 노하우를 가르쳤고, 관계자 수천명을 모아 ‘에어비앤비 오픈’ 축제도 개최했다. 이렇듯 몸소 일의 본보기를 보이자 직원들은 그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막연한 이상적 이야기가 아니라 ‘일터의 현자’로 자리 잡은 것이었다.

이 책은 시니어들이 어떻게 하면 초심을 유지하면서 지혜로운 조언자가 될 수 있을지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다시 조직의 일원으로 들어가 자신의 지혜와 역량을 전수하는 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러분이 자신의 지혜를 혼자서만 간직한다면 여러분의 죽음과 함께 그 지혜도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세월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선물을 나눠준다면 그 지혜는 절대 늙지 않을 것이다.” 젊은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이자 이 시대 시니어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 자화상인 ‘일터의 현자’는 세대 간 갈등과 단절이 극심한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세 가지 스토리

「배드 블러드」
존 캐리루 지음 | 와리즈베리 펴냄


‘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린 엘리자베스 홈즈는 혈액 한방울로 수백가지 질병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홍보했다. 비싼 의료비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이 열광했다. 그가 창업한 테라노스는 숱한 언론과 유명 인사로부터 최첨단 스타트업이라며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인 저자가 권력과 언론이 부추긴 희대의 사기극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데스 바이 아마존」
시로타 마코토 지음 | 비즈니스북스 펴냄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이 진출한 일본에선 최근 기존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데스 바이 아마존’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아마존 공포에서 살아남을 기업은 어디일까. 이 책은 그동안 아마존과 싸워서 승리한 기업들의 전략을 소개한다. 또 2025년 유통업계 전망을 분석해 소개한다. 미래의 유통 플랫폼 전쟁이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해볼 수 있다.

「문명의 만남」
칼라 파워 지음 |세종서적 펴냄


9ㆍ11 테러 이후 반이슬람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 문명간 증오와 대립을 끝낼 방법은 없을까. 20여년간 아랍 관련 기사를 써온 저자는 그 방법으로 코란 읽기를 택했다. 1년간 이슬람 학자 아크람으로부터 코란 강의를 듣고, 다양한 무슬림을 만났다. 이슬람에 대한 혐오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알라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화합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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