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OP IT 스토리] 구글의 ‘게임판 유튜브’ 판 흔들까
[SCOOP IT 스토리] 구글의 ‘게임판 유튜브’ 판 흔들까
  • 이혁기 IT전문기자
  • 호수 335
  • 승인 2019.04.22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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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 경쟁력 분석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를 공개했습니다. 별도의 설치 없이 어디서든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죠. 이를테면 구글이 선보인 ‘게임판 유튜브’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 플랫폼은 이미 경쟁사들도 도입한 서비스입니다. 그럼에도 유독 구글의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구글의 게임판 유튜브 ‘스태디아’를 분석해봤다.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를 공개했다.[사진=뉴시스]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를 공개했다.[사진=뉴시스]

“5초 만에 어디서든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 지난 3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 회의(GDC)에서 구글이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올해 안으로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Stadia)’를 출시, 게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기기 ‘엑스박스(Xbox)’를 공개했을 때처럼 전세계 게이머는 구글의 발표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엑스박스와 달리 스태디아는 ‘실체’가 없습니다. 스태디아가 온라인에서 운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이용자들은 스태디아에 접속하기만 하면 별도의 설치 없이 곧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듯 게임도 그렇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겁니다.

스태디아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용자들은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 위해 비싸게 돈을 주고 컴퓨터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왔습니다. 하지만 스태디아를 이용하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태디아에서는 구글 서버가 게임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연산을 대신 해주기 때문이죠. 이용자는 스태디아가 연산해준 결과를 전송받을 수 있는 최소 사양의 기기만 갖고 있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구글이 게임개발자 회의 현장에서 스태디아로 시연한 게임은 ‘어새신 크리드 오디세이’입니다. 이 게임을 PC에서 초고화질(4K)로 즐기려면 그래픽 카드만 100만원에 이르는 장비(GTX 1080·8GB)를 갖춰야 하지만 스태디아를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스태디아를 이용하면 기기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스태디아를 이용하면 기기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외에도 구글은 비슷한 사양의 게임인 ‘둠 이터널’을 4K 수준으로 즐길 수 있도록 출시할 예정입니다. 향후엔 8K 해상도의 게임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게임업계에서 “스태디아가 게임 시장 판도를 바꿀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구글의 모든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스태디아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가령, 이용자는 구글 크롬에서 ‘게임 시작’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유튜의 방송을 보다가 ‘참여하기’를 눌러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구글이 잘 닦아 놓은 다양한 기존 플랫폼이 스태디아에 ‘날개’를 달아줄 셈입니다.


개발자·게임 이용자 모두의 골칫거리였던 해킹 프로그램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게임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스태디아는 구글 서버에서 모든 연산을 마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해킹 프로그램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구글의 스태디아가 ‘혁신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경쟁사들도 이미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일본에서 ‘PS나우’를 출시한 소니는 이듬해 북미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그래픽 기기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지난 3월 21일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지포스 나우’를 국내에 단독 출시했습니다.

스태디아가 해결해야 할 점도 사실 많습니다. 보유 게임 수가 아직까지 2개에 불과한 건 결정적인 약점입니다. ‘입력 지연(인풋랙)’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이는 이용자가 게임 캐릭터에게 내린 명령(이동·공격 등)이 캐릭터의 동작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차가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입력 지연이 심할수록 캐릭터의 반응이 늦어져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습니다.

입력 지연은 주로 인터넷 속도가 느리거나 기기 사양이 낮아 게임기기가 게임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스태디아는 서버에서 연산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자에게 송출하는 방식을 쓰는 만큼 입력 지연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소니·엔비디아·엑스박스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오래전부터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 뛰어들었지만 좀처럼 판로를 넓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이는 구글 데이터센터가 없는 곳에선 스태디아를 즐길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구글 게임을 전세계에서 즐길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스태디아를 향한 게이머의 기대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구글이 하면 뭔가 다를 것이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구글은 클라우드 사업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올해 데이터 센터를 짓는 데만 130억 달러(약 14조7940억원)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국내에도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데이터 센터를 구축 중입니다. 올 3월 차세대 인터넷인 5G가 상용화한 것도 구글에 호재입니다. 4G보다 20배 빠른 5G의 전송속도를 활용하면 스태디아의 입력 지연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구글의 게임 시장 진출은 업계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구글은 스태디아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다른 경쟁사들처럼 그저 그런 성적표를 받을까요? 답은 올해 안에 나옵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IT 전문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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