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기차는 물을 멀리해야 할까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기차는 물을 멀리해야 할까
  • 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정덕 기자
  • 호수 403
  • 승인 2020.08.28 0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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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도로와 전기차

이번 여름은 역대 최장의 장마가 이어졌다. 도로 곳곳이 침수되면서 자동차 운전자들을 위한 침수도로 대응법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자 일부에선 ‘과연 전기차는 안전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물론 갖가지 안전장치들이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가급적이면 물을 멀리하면 더 좋다는 건 자명하지 않을까.

전기차 부품에는 각종 방수 처리가 돼 있지만 그래도 물을 멀리하는 게 좋다.[사진=뉴시스]
전기차 부품에는 각종 방수 처리가 돼 있지만 그래도 물을 멀리하는 게 좋다.[사진=뉴시스]

요즘은 길에서 전기차를 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12만대를 넘겼다. 향후 보급대수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내년에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4~5기종의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선보인다. 전기차 종류가 더 다양해지고,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진검眞劍승부도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이슈가 있다. 바로 장마다. 8월 중순에야 시들해진 장마는 기상 관측 사상 역대 최장기간 이어졌다. 국지적 폭우와 태풍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자 인터넷에서는 침수된 도로를 지나가는 방법이나 우회방법, 침수된 차량에서 탈출하는 방법 등 다양한 비상상황 대처법이 인기를 끌었다. 원래는 운전면허증을 딸 때 배워야 하는 것들이지만, 고작 13시간 만에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교육을 받을 수가 없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교육을 받는 셈이다. 

도로 침수로 인해 자연스럽게 전기차에도 관심이 쏠렸다. 침수 상황에서 전기차는 과연 안전하겠느냐는 거다. 전기차에는 엔진과 변속기 대신 배터리와 모터가 들어가 있고, 모든 장치들이 전기에너지로 움직이며, 전기와 물은 상극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이 많이 발생하고, 충격에도 약하며, 배터리의 가격은 전기차의 40%에 달한다. 전기차에서는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핵심 부품이라는 얘기다. 그런 배터리가 차량 바닥에 깔려 있다. 소비자로선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전기차 배터리에는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방수기능이 강화된 특수팩에 싸여 있으며, 누전이 발생하면 자동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 2~3중의 안전장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비가 오는 날 전기차를 운행한다고 해서 문제 될 건 없다. 

 

그런데 도로가 침수될 정도로 비가 올 때는 얘기가 다르다. 모든 사고가 그렇듯, 일어나려 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일어날 수 있으니 안전장치를 맹신하지는 말라는 거다.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건 본인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부터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전기차와 물은 멀리할수록 좋다. 비 오는 날은 무조건 타지 말라는 게 아니다. 하지만 건조해야 누전을 막고, 고장을 방지하며,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 방수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물속에 계속 담가두면 망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흔히 내연기관 승용차의 경우 바퀴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는 곳은 주의하라고 한다. 자칫 물이 엔진으로 들어가 차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어서다. 전기차는 더 주의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배터리가 바닥에 있으니 바닥이 물에 닿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거다. 

전기차 충전기도 마찬가지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충전기의 90% 이상은 제대로 된 지붕이 없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거다. 폭우와 햇빛에 노출되면 충전기 수명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충전기 코드를 잡는 운전자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어서다. 필자가 전기차 시장을 키우려면 민관 구분 없이 모든 야외 충전기에 제대로 된 지붕을 씌워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유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도로가 침수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날엔 전기차 야외 충전도, 운행도 중단하는 게 상책이다. 내 안전은 누군가가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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