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살아남으려면 …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이 몰아치자, 숱한 가상화폐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중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은 곳도 있지만, 가상화폐 열풍에 편승해 몇푼 벌어보려는 곳도 적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그렇게 많았던 가상화폐는 대부분 사라졌고, 일부 코인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화폐 존폐를 나눈 변수는 무엇이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답을 찾아봤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에 등록된 가상화폐 중 실제로 사용되는 가상화폐는 많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호화폐 정보사이트에 등록된 가상화폐 중 실제로 사용되는 가상화폐는 많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힐스에 등록된 가상화폐는 총 5072개다(4월 25일 기준). 이중 실제로 거래되고 있거나 사용할수 있는 가상화폐만 따지면 1800여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가치를 매길 수 있을 만한 것만 골라내면 그 수는 더 줄어들 게 분명하다. 그만큼 숱하게 많은 가상화폐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 흔들림 없는 가상화폐는 비트코인ㆍ이더리움ㆍ리플ㆍ라이트코인ㆍ대시 등이다. 이 코인들은 가상화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2017년께부터 지금까지 시가총액 기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1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13조원(4월 25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의 두배에 달한다. 2위 이더리움(시가총액 20조원)은 코스피 12위 SK텔레콤과, 3위 리플(15조원)은 코스피 22위 삼성SDI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가상화폐가 사라지는 가운데 이들 코인이 건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중요한 건 가상화폐를 측정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점이다. 가상화폐는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서 누구나 수용할 만한 가치로 환금될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해보자. 가상화폐는 흔히 화폐로 쓰이거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사용된다. 당연히 쓰임새가 보장될 만큼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비트코인ㆍ이더리움ㆍ리플 등은 이런 점에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기축통화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고, 이더리움은 기축통화이면서 동시에 다른 가상화폐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도맡고 있다. 리플 역시 해외 송금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다만, 가상화폐의 생태계가 아직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비트코인ㆍ이더리움ㆍ리플 등 코인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가상화폐가 무분별하게 생산ㆍ분산되는 한 그 가치가 보장되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현행 화폐를 의심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건 (정부에 의해) 가치가 보장될 거란 신뢰 때문”이라면서 “처음엔 가상화폐도 그런 줄 알았지만 새로운 화폐가 생기고 포크(네트워크 업그레이드ㆍ블록체인 분리)를 통해 분리되면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과거 닷컴버블 때처럼 무분별하게 늘어난 가상화폐들이 사라지고 공룡기업만 남으면 가상화폐를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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