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파트2] 구글의 배신 VS 삼성의 반격

▲ 삼성전자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0 행사에서 독자 OS 바다가 탑재된 웨이브 폰을 처음 공개했다. <사진: 뉴시스>
삼성전자가 자체 운영체제(OS) ‘바다’를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아이(바다OS)를 잘 키워서 이제 걷고 뛰고 할 것인데 버리긴 왜 버리겠는가.” 삼성전자 권강현 미디어솔루션센터 전무가 최근 독일 가전행사에서 한 말이다.

언제부터 자체 OS 바다가 금지옥엽 귀한 자식이 됐을까.

바다는 지난해 9월 버전 2.0을 발표한 이래 1년여 가까이 업데이트가 없었다. 끊임없이 개발 중단설이 나돌았지만 삼성전자 측은 공식 대답을 꺼렸다. 탈안드로이드를 본격화하면서도 바다는 뒷전이었다. 바다보다는 MS의 윈도폰 OS와 인텔과의 공동 프로젝트인 타이젠에 힘을 싣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이제 독자적 OS가 아니면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변하고 있다. 동맹관계이던 구글은 자사 이익만을 생각하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모토롤라를 인수한지 1년 만인 올해 9월 5일(현지시간) 자체 프리미엄 폰인 ‘드로이드 레이저’ 시리즈를 출시했을 정도다. 애플에 이어 구글마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스펙도 만만치 않다. 4.3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1GB 메모리를 장착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S4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특히 애플과 구글은 은밀하게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있다. 지난 8월 외신은 양사의 CEO 팀 쿡과 래리 페이지가 물밑 협상을 벌였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에서 벌어지던 특허 소송에서 극적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웨이브폰, 바다 가능성 입증

소프트웨어 역량이 부족한 삼성전자는 구글이라는 믿는 도끼를 잃은 채 IT전쟁터에서 싸워야 할지 모른다. 독자 OS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하도급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IT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자체 OS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은 현재 자체 OS인 바다를 비롯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 인텔과의 타이젠까지 무려 4개의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에게 희망은 없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2년 1분기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을 조사했는데, 바다 OS의 점유율은 2.7%로 MS의 윈도모바일을 뛰어 넘었다.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인 ‘웨이브폰’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바다 OS가 탑재된 바다폰은 전년보다 183% 늘어난 1320만대가 팔려나갔다”며 바다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웨이브폰은 올 1분기 MS의 윈도폰과 노키아의 루미아를 따돌리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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