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스마트팩토리의 총아는 사물인터넷(IoT)과 로봇이다. 이중 로봇을 돌리는 힘은 ‘모터’에서 나온다. 스마트팩토리가 다소 생뚱맞아 보이는 모터시장과 모터업체를 자극하는 이유다. 국내 모터시장을 이끄는 업체는 에스피지(SPG)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인 ‘기어드 모터’를 발판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4차 산업시장은 2025년이면 1000조원대로 성장한다. ICT와 융합한 제조업의 몸집도 자연스럽게 불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시장 규모가 2016년 1010억 달러(약 117조원)에서 2025년 9336억 달러(약 1085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역시 2022년까지 ICT와 제조업이 결합한 ‘스마트팩토리(공장)’를 2만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9년 결정된 예산만 1조300억원대다. 자동화 로봇이 없으면 운영할 수 없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흥미롭게도 ‘모터’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로봇이 스마트팩토리에서 제품을 생산하려면‘기어드 모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4차 산업의 성장이 곧 모터의 성장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어드 모터는 모터에 감속기어(기어박스 세트)를 부착한 형태다. 감속기어를 붙이면 모터의 힘이 약해도회전수를 높일 수 있어, 필요한 만큼의 힘을 얻을 수 있다. 같은 기계나 로봇이더라도 기어드 모터만 장착하면 작업 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기어드 모터의 영역이 가전·자동차·산업전자·정보통신·의료 분야까지 늘어난 이유다. 실제로 기어드 모터의 활용분야는 상당히 넓다. 

우선 포장기기·반도체·디스플레이 같은 생산라인의 컨베이어 구동용 장비·장치에 사용된다(공장자동화·Facto ry Automation). 복사기·문서세단기·자동문·동전계수기 등에도 쓰인다(사무자동화·Office Automation). 고급냉장고에 들어가는 얼음분쇄기나 의료용 침대·정수기·비데기·공기청정기·제습기 등에도 사용된다(가정 자동화·Home Auto mation·HA). 이밖에 자동판매기·음식물처리기·4D용 모션의자·제습기·에어워셔·녹즙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이런 기어드 모터를 생산하는 대표기업은 ‘에스피지’다. 1991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02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2016년엔 국내 최대 팬(Fan) 모터 제조업체인 ㈜성신을 흡수합병했다. 주력제품은 언급했듯 기어드 모터다. 표준 AC 기어드 모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모터 매출은 업계 1위다. 

고급 모터도 생산한다. 고급제품 수요가 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BLDC 모터(Brushless DC)’는 브러시가 없어 소음이 적고, 고속운전이 가능하다. 가정용 공기청정기 등 저소음이 필요한 제품에 장착하면 좋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의 생산라인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서브·구동용 모터로도 유효하다. 

미세먼지에 스마트팩토리까지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유지하던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IT 관련주 약세, 외국인 매도세 등을 이유로 단기조정을 받고 있다. 에스피지의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9억원이었다. 2018년에는 121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성신을 인수합병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매출도 인수 이전인 2015년 1388억원에서 2017년 295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2019년 예상 실적도 나쁘지 않다. 에스피지의 2019년 실적 전망치는 매출 3440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50% 이상 늘어난 추정치로, 달성한다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에스피지의 주가가 떨어질 때 분할매수 관점의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성장성을 반영해 중기 목표주가를 1만5000원으로 제시한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