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미스터리 

올해 1월 상승세를 타던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가 다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흥미롭게도 실적 때문이 아니다. 올 1분기 상위 5개 건설사의 실적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해외수주가 기대치를 밑돈 게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대형 건설주의 주가가 빠진 이유를 취재했다.
 

주식시장에서 대형 건설주를 향한 기대심리가 싹 빠졌다. 출발은 상큼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대림산업ㆍ대우건설ㆍGS건설)의 합산 시가총액은 올해 1월 초 34조6209억원에서 1월 31일 39조3037억원으로 4조6828억원(13.52%) 늘었다. 하지만 4월 30일 기준으로 보면 33조9934억원으로 1월 31일보다 13.51% 줄었다. 1월 주가 상승분을 유지하지 못하고 까먹었다는 얘기다. 

실적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올해 1분기 건설사 전체 실적은 질적으로 양호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1% 늘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도 매출이 각각 14.9%, 1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44.5%, 5.3% 늘었다. GS건설도 매출 대비 영업이익 손실이 줄었다(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삼성물산은 제외).

 

문제는 해외수주다. 올해 초 시장은 건설주가 기대를 받을 만한 첫째 요인으로 ‘해외수주’를 꼽았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실적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총 수주액은 71억2372만 달러로 2018년(122억9048만 달러)보다 42% 줄었다. 전년 대비 수주액의 절반에 그쳤다는 얘기다. 수주건수(207건)가 전년(208건)과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의 ‘질質’도 나빴다. 첫번째 기대변수였던 해외수주가 흔들리니 주가도 떨어진 셈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대형건설사들이 기대했던 해외수주가 부진하면서 2월부터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면서 “해외수주 실적은 향후에도 주가를 크게 좌우할 것”라고 말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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