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허니버터칩 … 메가히트작의 씁쓸한 ‘후일담’
꼬꼬면, 허니버터칩 … 메가히트작의 씁쓸한 ‘후일담’
  • 심지영 기자
  • 호수 337
  • 승인 2019.05.1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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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메가히트의 비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2014년 출시 당시 전국에 허니 열풍을 일으켰다. 메가히트를 친 덕분인지 ‘허니버터칩’은 5년 만에 스테디셀러로도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해태제과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가도 예년만 못하다. 대체 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허니버터칩을 통해 ‘양날의 검’ 메가히트작의 그 이후를 살펴봤다.

빠르게 뜨고 빠르게 지는 히트상품은 기업에 양날의 검이다. [사진=연합뉴스]
빠르게 뜨고 빠르게 지는 히트상품은 기업에 양날의 검이다. [사진=연합뉴스]

2014년 8월 전국을 강타한 ‘허니 열풍’을 기억하는가. 짠맛 일색이던 감자칩 시장에서 버터와 꿀을 이용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단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당시 허니버터칩은 일부러 생산량을 조절한다는 풍문이 돌 만큼 품귀현상을 빚었다.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농심)’ ‘포카칩 스윗치즈맛(오리온)’ 등 미투제품이 쏟아졌고, ‘허니버터치킨’ ‘허니버터팩’에서 보듯 다른 업종도 허니열풍에 편승했다. 그렇게 5년, 해태제과의 또다른 히트작 소식은 잠잠하다. 그나마 새우 과자인 ‘빠새(2017년 출시)’가 누적매출 280억원을 달성했지만, 메가히트작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해태제과의 히트작 출시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건 곳곳에서 포착되는 위기 시그널 때문이다. 2016년 5월, 허니버터칩의 성공에 힘입어 해태제과는 15년 만에 증권시장에 복귀했다. 주가는 2만4600원으로 시작해 한때 6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를 탔고, 지난해 말엔 1만원 선조차 깨졌다(2018년 11월 2일 9630원). 현재 해태제과의 주가는 1만250원에 머물러있다.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5년 7884억원까지 늘었던 매출은 지난해 7064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71억원에서 215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당기순이익도 133억원에서 40억원으로 급감했다. 허니버터칩 효과가 고작 1년에 그친 셈이다.

소비습관은 군중심리를 따르는 데서 개성심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비습관은 군중심리를 따르는 데서 개성심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대련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히트상품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면서 “히트상품은 빠르게 뜬 만큼 빠르게 진다”고 꼬집었다. 대표 사례는 팔도가 내놨던 ‘꼬꼬면’이다. 2011년 8월 출시된 꼬꼬면은 하얀 국물 라면 붐을 일으켰다. 론칭 직후 단숨에 라면류 소매점매출 3위에 올랐다(식품산업통계정보ㆍ닐슨코리아 기준). 인기는 금세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엔 미투제품인 ‘나가사키 짬뽕(삼양)’의 소매점매출(10억6900만원)이 꼬꼬면(3억8900만원)보다 많았을 정도다. 

이처럼 메가히트작은 ‘양날의 검’이다. ‘빵’ 떴을 땐 실적과 브랜드 가치를 한껏 끌어올리지만, 식으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메가히트작을 ‘스테디셀러’로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대련 교수는 “히트상품과 스테디셀러는 구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히트상품이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르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가히트작을 만드는 건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야 히트상품이 되는데, 트렌드 변화 주기가 점점 빨라져 소비자 마음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제과업계 히트상품 중에서 스테디셀러에 오른 제품은 거의 없다. 지난해 1~3분기 스낵류 소매점 누적매출 순위를 분석해보면, 상위 15개 중 12개가 꼬깔콘(롯데)새우깡(농심)포카칩(오리온)맛동산(해태)오징어땅콩(오리온) 등 장수브랜드다. 2000년대 이후 출시된 제품은 ‘꼬북칩(오리온ㆍ2017년 출시)’ ‘허니버터칩’ 단 두개다. 화제가 된 제품은 숱하게 많았지만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는 덴 실패했다는 거다. 

그렇다고 스테디셀러가 ‘능사’라는 건 아니다. 허니버터칩처럼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더라도 회사의 실적과 브랜드 가치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숱하다. 전문가들이 히트상품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유지하면서 팔색조처럼 변신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다.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좋은 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출시 7년차임에도 매출 2500억원대를 유지하는 등 인기가 여전하다. ‘중독적인 매운맛’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다양하게 변신한 덕분이다. 삼양은 불닭볶음면을 짜장ㆍ까르보나라 등으로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김밥ㆍ계란ㆍ떡볶이를 비롯한 제품에도 응용하고 있다. 

장대련 교수는 “소비습관이 군중심리를 따르는 데서 개성심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다변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춰 마이크로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작은 히트상품 여러개를 개발해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면서 “하나의 히트상품에 의존해선 살아남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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