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엄지-일의 즐거움 展] 더딘 정원처럼…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展] 더딘 정원처럼…
  • 이지은 기자
  • 호수 339
  • 승인 2019.05.2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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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아리송, Green Wave Green Weave, 2019년, 복합재료, 가변크기 ❷김도희, 체온을 닮은 산, 2019년, 다양한 지역의 흙, 가변크기
❶ 아리송, Green Wave Green Weave, 2019년, 복합재료, 가변크기 ❷김도희, 체온을 닮은 산, 2019년, 다양한 지역의 흙, 가변크기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독특한 전시 제목이다. ‘초록’은 정원사의 초록으로 물든 엄지를, ‘일’은 현대 사회에서 평생 지고 가고 있는 일의 속성을 말한다. 블루메미술관이 개최하는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전은 다가오는 미래사회의 일의 속성을 가장 오래된 정원일에서 찾는 전시다. ‘머뭇거림ㆍ기다림ㆍ무한함’ 같은 정원일의 원형이 다가올 새로운 시대 매일 일하며 살아갈 누군가의 모습에 어떤 영감을 주는지 생각하게 하는 체험전시다.

정원에서 정원사는 바쁘다. 그러나 그 움직임에는 언제나 멈춤과 기다림의 시간이 있다. 흙일, 식물과 함께하는 일은 땅의 시간에 맞춰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정원일의 더딤과 고요함, 한가로움이 앞으로 나아갈 사회가 품을 일의 속성에 가 닿아 있음을 탐구한다. 머뭇거릴 줄 아는 정원사의 모습은 예술가의 일하는 모습에 그대로 겹쳐진다.

작가들은 보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 될 미래사회에서, 일이란 주어진 틀 안에 쳇바퀴 돌 듯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조정하는 이완과 머뭇거림의 공간 안에서 놀듯 일하고 일하듯 노는 모습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베케 더가든ㆍ박혜린ㆍ아리송ㆍ슬로우파마씨ㆍ김도희 등 정원전문가 및 현대미술 작가들이 참여했다. 간척지 땅의 흙을 전시장으로 들여온 김도희의 작품과 미술관 중정에 자연 스스로 만들고 가꿔가는 지속가능한 생태정원을 일군 제주 베케 더가든의 작품은 예측불가한 무한 흐름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회복하는 인간 본연의 일의 원형을 표현한다.

❸베케 더가든, 블루밍 메도우(Blooming Meadow), 2019년, 식재용토, 다년생초본 ❹슬로우파마씨, 정원사의 하루, 2019년, 나뭇가지·흙·돌·식물, 가변크기
❸베케 더가든, 블루밍 메도우(Blooming Meadow), 2019년, 식재용토, 다년생초본 ❹슬로우파마씨, 정원사의 하루, 2019년, 나뭇가지·흙·돌·식물, 가변크기

박혜린의 작품은 관객들이 멈춤과 노니는 경험을 통해 거대한 시간의 원리를 느린 풍경으로 만들어간다. 자신의 손놀림으로 모내기와 같은 연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아리송의 작품과 끊임없는 몸의 노동으로 치우고 가꾸고 돌보는 정원사의 하루를 경험하게 하는 슬로우파마씨의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해설이 있는 미술관 ‘Little Spark, Big Grow’가 함께 진행된다. 전시메시지를 매달 다른 키워드로 해석하는 에듀케이터의 해설이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전시장 안에는 ‘행복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 온 「BEAR」 매거진들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이 미술관의 다락방에선 박쥐서점과 클랩이 큐레이션한 그림책들을 천천히 읽어볼 수 있다. 전시는 9월 1일까지 계속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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