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떨어지는 노후 아파트 가격

▲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노후 아파트가 재건축 정책 변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사진=뉴시스)
아파트는 오래될수록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돼 왔다. 재건축 등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재건축 관련 정책이 까다로워졌다. 그러다보니 노후 아파트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노후 아파트의 가격 하락률이 가파르다. 재건축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21만9276가구를 대상으로 입주시기별 가격변화를 조사한 결과 입주 30년 이상 된 아파트의 하락률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2012년 기준). 이들 노후 아파트의 하락폭은 평균 7.29%포인트에 달한다.

입주 21~30년 된 중고 아파트의 하락폭은 5.42%포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11~20년 된 아파트는 1.79%, 10년 이하 아파트는 2.18%포인트의 하락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하락폭은 3.42%포인트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된 아파트의 하락률이 4%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이다.

이런 하락세는 서울시가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확대하는 등 재건축 인허가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앞서 말했듯 재건축 기대감이 사라졌다. 게다가 주택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실수요자들도 노후 아파트를 외면하고 있어 악순환이 우려된다.

닥터아파트 측은 “재건축 사업이 더뎌지면서 실망매물이 등장하고 있다”며 “여기에 주택시장 불황에 따른 수요자들의 외면 등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의 30년 이상 된 아파트로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 서초구 반포동 한신(1•3차),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등이 꼽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공급면적 기준)의 경우, 연초 10억원을 호가했지만 현재 9억4000만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8개월 새 8000만원 정도 떨어진 것이다. 

 
노후아파트 하락은 이례적인 일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26㎡도 올 초 3억9000만원까지 갔지만 현재는 1억원이 떨어지면서 2억9000만원 선이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1차 92㎡나 송파구 신천동 장미 92㎡도 연초 보다 8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현재 각각 15억6000만원과 6억5000만원 선이다.

물론 일반 부동산은 감가상각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파트만은 예외였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돼 온 것이다. 따라서 노후화 될 수록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하락률은 낮았다.

닥터아파트에서 조사한 2010년과 2011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변화를 보면, 입주 21~30년 된 아파트의 하락률은 4.64%(2010년)와 2.12%(2011년)포인트였다.

반면 입주 30년 이상 된 아파트의 하락률은 3.31%(2010년), 1.21%(2011년)포인트로 낮았다. 따라서 올해와 같은 노후 아파트의 하락폭 증가는 이례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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