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괜찮나

국내 반도체 산업이 위기에 몰렸다. 반도체 시장이 침체된 건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분위기가 유독 나쁘다. 중국 반도체의 성장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반도체, 더 이상 우리나라만의 시장이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봤다. 
 

“반도체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불황기에 접어들었다(마이슨 로블즈 브루스 IHS마킷 리서치팀장ㆍ5월 7일).”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반도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들은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위 15개 기업 중 13곳의 성장률(이하 전년 동기 대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수치가 나빴다.

특히 메모리반도체가 강한 기업들이 많은 타격을 입었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33.7% 뚝 떨어졌다. SK하이닉스(-26.0%), 마이크론(-26.9%), 도시바(-3 0.8%)의 매출감소율도 가팔랐다.

 

상대적으로 비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기업들은 매출감소폭이 작았다. 인텔은 0.2% 주는 데 그쳤고, 브로드컴(-4.0%), 퀄컴(-4.5%), 텍사스인스트루먼트(-4.5%), 인피니온(-0.6%)의 매출감소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메모리반도체 중심인 한국 반도체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수치다. 최근 삼성전자가 비메모리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의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반도체가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하이실리콘은 41.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매출 순위 1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더구나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삼성전자와 겹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실리콘은 나름 기술력도 있고, 제품도 괜찮다”면서 “화웨이의 자회사다 보니 거래선도 안정적이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시장은 주춤하고, 중국 반도체는 치고 올라오고 있다. 국내 반도체를 흔드는 지각변동의 시그널이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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