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부 재무상담 下

대학 등록금은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통 관심사다. 등록금 액수가 큰 데다 가능하면 4~5년치를 한꺼번에 마련해야 뒤탈이 없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이란 선택지가 있지만 자녀에게 빚을 물려주기 싫다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등록금 대비책을 세워 봤다. ‘실전재테크 Lab’ 27편 마지막 이야기다.

배당주 펀드는 자녀 대학 등록금같은 장기형 재무목표에 적합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당주 펀드는 자녀 대학 등록금같은 장기형 재무목표에 적합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두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이현세(45·가명)·박현숙(43·가명)씨의 가장 큰 고민은 학원비다. 함께 입학하고 졸업하는 쌍둥이인지라 남들보다 교육비가 확 오르기 때문이다. 현재 쌍둥이 학원비에만 월 120만원씩 쓰는 부부는 중학교 입학을 걱정하고 있었다.

부부의 가계부를 살펴보면 그럴 만하다. 부부의 월 소득은 789만원으로, 이씨와 박씨가 각각 375만원·314만원을 벌고 부부가 매입한 오피스텔 두채에서 월세 100만원이 나온다. 꽤 넉넉한 소득임에도 부부의 저축액은 ‘제로’였다. 매월 꼬박꼬박 나오는 월세를 믿은 부부는 저축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부부는 머지않아 곤경에 처할 게 뻔해 보였다. 시간이 지나도 소득은 거의 늘지 않겠지만 쌍둥이의 교육비는 기하급수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부동산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은퇴 후 오피스텔을 노후자금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부부의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오피스텔을 매입하느라 빌린 대출금 상환액(103만원)도 갈수록 부담이 될 것이다. 필자는 부부에게 지금부터라도 저축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1차·2차 상담에서 부부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꽤나 고생했다. 1차 상담에선 난방비·전기요금을 꼼꼼히 체크해 공과금(30만원→23만원)을 절감했고 휴대전화 요금제를 바꿔 통신비(22만원→12만원)도 아꼈다. 술자리·대리운전 횟수를 줄여 교통비는 55만원에서 35만원으로 20만원 줄였다.

2차 상담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출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불필요한 보험을 해지해 월 75만원이었던 보험료를 39만원으로 크게 줄였다. 생활비(145만원)도 줄이기 대상이었다. 부부는 외식횟수를 줄이고 식자재와 간식도 정해진 예산 안에서만 쓰기로 약속해 40만원을 절감했다. 두 사람의 노력을 지켜보던 박씨 어머니도 부부로부터 받던 용돈(30만원)을 저축에 쓰라며 보탰다.

이밖에 의류비·미용비(50만원→25만원), 여행비(30만원→20만원) 등을 줄여 부부는 총 178만원의 잉여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자금으로 부부는 자신들이 세운 재무목표(자녀 교육비·노후준비·대출금 상환)들을 대비해야 한다.

먼저 쌍둥이의 대학등록금부터 준비해 보기로 했다. 돈을 안정적으로 모으기에는 은행의 예금·적금만큼 좋은 상품이 없지만, 자금이 부족한 이씨 부부는 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필요가 있었다. 필자가 부부에게 ‘배당주 펀드’를 추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이 일정기간 벌어들인 이익을 회사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배당인데,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회사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으면 된다. 장점은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해도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갖고 있으면 배당금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주가가 떨어질 경우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배당주 펀드는 장기상품에 속한다. 꾸준히 투자해야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얘긴데, 쌍둥이의 대학 입학까지 10년 남짓 남았다는 점에서 대학자금을 모으는 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부부는 월 40만원씩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중학교·고등학교 교육자금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부부가 비과세 정기저축상품(40만원)에 가입한 이유다. 농협·축협·수협 등에서 가입이 가능한 이 상품은 예금·적금의 이자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간단한 절차를 거쳐 준조합원 자격을 얻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부부는 아직 쌍둥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점을 감안, 3년 만기 적금으로 가입했다.

만기 이후엔 주가연계증권(ELS)에 목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투자금의 70~90%는 안정적인 국공채에 투자해 원금을 보장하고 나머지는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인데,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부는 3년 뒤 추가 상담을 통해 계획을 구체화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노후준비다. 이씨 부부는 연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은퇴후 오피스텔 을 처분하면 충분히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녀 교육비가 급격히 늘면 오피스텔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부는 저사업비 변액연금에 월 40만원씩 적립하기로 결정했다. 변액연금은 비과세인 데다 암·뇌질환·심장질환 시 차후 납입금을 보험사에서 대신 납입해 주는 등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다만, 사업비가 높고(원금의 15%), 납입기간(약 20년)이 길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대출 상환금은 발행어음에 가입해 대비할 예정이다. 발행어음은 쉽게 말해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적금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1년 만기의 단기 금융상품이며, 확정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성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적립식 발행어음의 수익률은 연 3% 정도인데, 일부 증권사에서 신규 고객에 한해 수익률 5%를 보장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부부는 이를 활용해 월 40만원씩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잉여자금(18만원)과 부부가 갖고 있던 현금(700만원)은 각각 적립형·거치형 CMA통장을 만들어 예치하기로 했다. 지출이 예산을 초과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CMA통장의 금리는 연 0.1~0.2% 수준에 불과하지만 하루만 적립해도 이자가 쌓인다는 장점이 있으며, 언제든 예금·출금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것으로 부부의 재무상담이 모두 끝났다. 부부는 178만원의 잉여자금으로 자녀 교육비(80만원), 노후연금(40만원), 대출상환금(40만원), 비상금(18만원)을 대비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씨 부부의 재무설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는 상담 때 세웠던 계획대로 착실하게 지출을 줄여야 한다. 실천이야말로 재무솔루션을 완성하는 1순위 요소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이씨 부부가 노후와 자녀 교육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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