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 벌크업과 현주소

주로 대학생이 집을 보기 위해 사용하던 ‘직방’의 몸집은 몰라보게 커졌다. 지난 3년새 설립·투자·인수한 기업이 6곳에 이를 정도다. 신규투자를 많이 받아 기업가치도 7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문제는 커진 몸집만큼 내실이 탄탄해진 건 아니라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직방의 벌크업과 현주소를 취재했다. 

2012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직방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2012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직방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1년 만에 새 식구를 들였다. 소셜하우징 전문기업 ‘우주’로, 직방의 두번째 인수·합병(M&A)이다. 직방은 지난해 4월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 ‘호갱노노(2018년 4월)’를 인수했다.

우주는 셰어하우스를 관리하고 중개하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우주가 관리하는 셰어하우스는 77곳(2018년 기준)에 이른다. 
직방 관계자는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와 소셜하우징 업체까지 인수해 다양한 사업 분야로 발을 뻗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로 청년층이 ‘원룸’을 찾기 위해 들여다보던 직방은 2016년부터 변신을 꾀했다. 단순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탈피해 ‘부동산 정보업체’로 진화하는 게 목표점이었다. 직방이 2016년께 ‘대동여지도’팀을 구성해 전국 아파트 단지별 학군·교통 등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온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부동산 전문가들과 투자정보를 서비스한 건 이 때문이었다.

2017년엔 임대관리기업 로프트피엠씨를 설립해 또다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같은해 홈 인테리어 스타트업인 큐픽스에 15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엔 호갱노노를 인수하고 비주거용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코에 베팅했다. 올해 들어선 부동산 데이터분석 스타트업 스페이스워크에 투자하는 동시에 소셜하우징 스타트업 우주를 M&A했다. 3년 사이에 설립·투자·인수한 기업만 6곳에 이르는 셈이다.

이런 벌크업은 눈에 보이는 실적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5년 12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414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그런데, 속을 뜯어보면 허점이 수두룩하다. 몸집이 커졌음에도 직방의 원천 수익은 여전히 공인중개사로부터 얻는 광고비다. 지난 1월 2만5000곳이었던 직방 등록 공인중개사무소 수는 5월 기준 3만개로 늘어났지만 거래량이 많은 아파트는 무료다.


직접 세운 임대관리회사인 로프트피엠씨는 2년간 실적이 없다. 인수한 기업이나 투자를 진행한 기업에서도 뾰족한 실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직방 관계자는 “새롭게 기업을 인수해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앞으로의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방이 지금까지 받은 투자금액은 1365억원에 이른다. 7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조원대 ‘유니콘’ 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원동력은 보이지 않는다. 커진 몸집은 몸집일 뿐이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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