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내연차와 변속기, 그리고 전기차
[김필수의 Clean Car Talk] 내연차와 변속기, 그리고 전기차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40
  • 승인 2019.05.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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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에너지 낭비 막으려면

120여년의 자동차 산업의 역사는 엔진과 변속기의 변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엔진과 변속기는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제 갓 성장하기 시작한 전기차에 변속기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변속기가 없으면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국내 기업 중 한 곳이 전기차용 변속기의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 변속기가 없어서다.[사진=뉴시스]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 변속기가 없어서다.[사진=뉴시스]

전기차는 주목받고 있는 미래 먹거리다. 전기차나 전기차 관련 기술을 생산ㆍ개발하지 않는 완성차업체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머지않은 미래엔 전기차의 경쟁력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의 생존이 좌우될 가능성도 높다.

성장속도도 꽤 빠르다. 국내 시장의 경우, 2014년 1075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보급대수가 2017년 1만3826대로 늘었다. 환경부는 오는 2020년엔 2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던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소되면서 보급 속도에 탄력이 붙은 셈이다. 

하지만 이는 겉만 봤을 때의 얘기다. 속을 들여다보면 전기차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는 점이다. 전기차에 필요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탓이다. 혹자는 배터리 용량이 커야 좋은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그렇지 않다.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차체가 무거워져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한다. 대용량 배터리가 전기차의 가격을 높이는 주범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먼저 지금의 전기차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와 모터, 감속기다. 배터리의 전기에너지가 모터를 돌리면, 감속기(모터의 회전수를 조절해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를 통해 바퀴에 동력이 전달된다. 

간단한 원리처럼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내연기관차에 있는 ‘변속기’가 전기차에는 없기 때문이다. 변속기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동력을 자동차의 속도에 따라 필요한 회전력으로 바꿔주는 장치다. 쉽게 말해, 차량의 속도가 달라져도 엔진(전기차는 모터)의 회전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는 얘기다. 전기차의 감속기가 일부 이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변속기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

이는 상당히 큰 문제다. 일반적인 속도에서는 큰 탈이 없지만 최고속도를 내거나 오르막을 오를 땐 그만큼 많은 모터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터가 더 큰 힘을 내려면 배터리 용량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인버터(모터의 회전수를 바꾸는 장치)를 비롯한 각종 컨트롤 시스템이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당연히 ‘전기차용 전용 변속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기차에 적합한 변속기를 사용하거나 개발한 곳은 없다. 글로벌 변속기 개발업체와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희망적인 건 변속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국내 중소기업 중 한곳이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기이륜차를 통한 테스트에서 효용성을 입증해 조만간 일반 전기차에도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건 인휠(in-wheelㆍ바퀴 내부에 장착하는 방식) 타입의 변속기라는 점이다. 인휠 변속기는 기술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에너지 효율이 좋아 이상적인 형태의 변속기로 꼽힌다. 

물론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첨단기술인 만큼 우리 중소기업이 만든 변속기를 향한 해외기업의 러브콜이 빗발칠 수 있다. 자칫 기업이든 기술력이든 해외에 매각된다면 심각한 국부유출인 셈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례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 이 기술은 전기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국내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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