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기대와 우려

밀키트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의 수요는 제한적일 거란 전망이 많다.[사진=GS리테일 제공]
밀키트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의 수요는 제한적일 거란 전망이 많다.[사진=GS리테일 제공]

‘진화한 HMR(Home Meal Replacementㆍ가정간편식)’이라 불리는 밀키트(Meal Kit) 시장에 식품업계 강자 CJ제일제당이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밀키트 브랜드 ‘쿡킷(COOKIT)’을 론칭하고 “올해 매출액 100억원, 3년내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밀키트는 식재료를 전처리해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배송하는 제품이다. 편의성과 조리하는 재미를 함께 제공한다는 게 장점이다.

국내에선 2017년 이후 밀키트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가파르게 늘었다. 한국야쿠르트(잇츠온), 동원홈푸드(맘스키트) 등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GS리테일(심플리쿡), 롯데마트(요리하다), 현대백화점(셰프박스), 갤러리아백화점(고메494)을 비롯한 유통업체까지 뛰어들었다. 여기에 CJ제일제당까지 출사표를 던졌으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게 뻔하다.

업계에선 올해 밀키트 시장 규모가 400억원대로 성장하고 2024년엔 7000억원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밀키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수요가 제한적일 거란 전망이 많다. 김태희 경희대(외식경영학) 교수는 “주요 타깃층인 1~2인 가구 중 직접 조리하는 밀키트를 선호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한 밀키트는 신선식품을 가공하지 않은 채 배송하기 때문에 제품 단가가 높은 편이고, 업체 입장에서는 폐기율 관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밀키트가 일찌감치 개화開花한 미국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시장 문턱을 쉽게 넘은 150여개 업체가 출혈경쟁을 벌인 탓이었다. 2012년 밀키트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블루에이프런의 위상이 곤두박질친 건 단적인 예다. 

지난해 블루에이프런의 시장점유율은 40.3%로 전년 대비 약 17%포인트 줄었다. 주가도 급락했다. 블루에이프런은 2017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주목을 받았지만, 2017년 6월 30일 9.34달러이던 주가가 지난 5월 29일 0.7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미국과 유사한 성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은 국내 밀키트 시장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이유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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