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로스펙티브 展] 알쏭달쏭, 수수께끼 작품들
[리프로스펙티브 展] 알쏭달쏭, 수수께끼 작품들
  • 이지은 기자
  • 호수 341
  • 승인 2019.06.06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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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대중문화 비틀기
❶고고학적 스누피, 2008년 ❷네가 알아내라, 2012년
❶고고학적 스누피, 2008년 ❷네가 알아내라, 2012년

동성애자 빌리보이, 도라에몽과 친구들, 신라 토기의 복제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좌대 위에 서있다. 작품명은 ‘네가 알아내라 You figure it out’다. 무슨 의미일까. 또 다른 작품 ‘네 머리를 써라 Use your noodle’ 는 철학자 니체, 컴퓨터 발명가 콘라드 등 중요 업적을 남긴 인사부터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액션 스타 척 노리스 등 코믹 이미지의 대중 스타들까지, 그들이 남긴 어록들이 국수 다발에 적혀 있다.

수수께끼 같은 작품들 앞에서 관람객들은 뭔가 알쏭달쏭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15년째 부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영과 그레고리 마스(이하 김&마스)는 일상 소품, 만화 속 캐릭터, 기억하기 쉬운 문구나 말장난, 대중문화 패러디 등을 작업 소재로 삼아 우리 시대의 욕망을 유머러스하게 다룬다.

서로 다른 맥락의 사물과 이미지, 대중적 코드를 이종異種 결합해 특별한 메시지를 암시하고 그것을 관람객들이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여기엔 작품의 제목이 크게 작용한다. 어딘가 난해해 보이는 이들의 작업 곳곳에는 전시명과 작품명처럼 유머와 해학이 숨어 있다.

듀오 작가 김&마스의 ‘리프로스펙티브 REPROSPECTIVE’ 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재생하다(Reproduce)’와 ‘회고하는(Retrospective)’의 의미로, 실제 과거에 열렸던 자신들의 전시 타이틀을 재사용해 4개의 방으로 구성했다. 작품의 외적 리터칭에 따른 형태 변화만이 아닌 새로운 공간과 의미를 창출하려는 실험적 의지가 엿보인다.

❸네 머리를 써라, 2011년 ❹헌터 톰슨 사냥꾼 선글라스, 2009년
❸네 머리를 써라, 2011년 ❹헌터 톰슨 사냥꾼 선글라스, 2009년

각 방의 제목인 ‘무감각의 미’는 2006년 뮌헨, ‘시스템의 목적은 그 시스템이 하는 일’은 2009년 서울 전시의 제목이다. ‘낭만 결핍증’은 2017년 뉴델리, ‘무아 자기도취’는 2014년 오클랜드에서 열린 전시다.

김&마스의 작품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관람객들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들의 세계를 명확하게 보여주기보다 수수께끼 같은 의미의 표현과 제목으로 작품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50대 중반에 들어선 김&마스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일종의 ‘중간 회고전’이다.

현실의 경계 안팎을 넘나드는 김&마스의 작품에서 의미를 명료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은 불필요하다. 이번 전시는 작품의 이해와 해석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상하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6월 30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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