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Lab] 싼 게 비지떡인데… 값싼 보험과 낭비의 덫
[실전재테크 Lab] 싼 게 비지떡인데… 값싼 보험과 낭비의 덫
  •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 호수 342
  • 승인 2019.06.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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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 재무설계 中

많은 이들이 보험에 가입할 땐 ‘지인의 추천’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가장 싼 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들자니 아깝고, 들어주지 않자니 미안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싼 값의 보험을 많이 가입하면 손해다. 운전을 하지 않는데 운전자보험을 내고 있는 최씨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의 ‘실전 재테크 Lab’ 28편 두번째 이야기다.

가입한 보험이 많다면 중복되는 게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입한 보험이 많다면 중복되는 게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결심한 최지성(35·가명)씨와 한은영(37·가명)씨 부부. 이제 신혼 2년차인 두 사람은 전형적인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다. 다소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최씨 부부는 자녀들을 키우느라 시간과 노력을 쏟는 대신 자신들의 인생을 즐기는 데 더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돈을 낭비하려는 건 아니다. 지난 상담에서 최씨 부부는 ‘내집 마련’ ‘노후 준비’를 재무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6월 초 현재 거주 중인 월세 오피스텔(서울 송파구 문정동·보증금 4000만원)에서 인근의 전셋집(1억9000만원)으로 이사했다. 월 150만원의 월세를 저축 용도로 쓰기 위해서다.

부부의 수입도 적은 편이 아니다. 월 소득은 638만원으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두 사람 중 최씨가 310만원, 한씨가 328만원을 번다. 자녀가 없어 양육비나 추가 교육비가 들지 않는 만큼 목표 달성은 수월해 보였다.

그런데, 상담을 진행하면서 부부의 소비습관에 문제가 있는 게 드러났다. 오랫동안 혼자 생활해온 두 사람은 결혼 후에도 솔로일 때의 소비 패턴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교통비(65만원)가 대표적이다. 자차가 없는 부부는 외식을 하러 번화가에 가거나 야근을 한 뒤에는 무조건 택시를 탔다. 택시가 대중교통보다 승차감이 좋고 편하다는 이유에서인데, 두 사람의 월 택시비는 50만원에 달한다. 부부는 재테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주택청약저축(10만원)이 저축의 전부였다.

화려한 신혼생활에도 욕심을 냈다. 1차 상담 당시(3월) 부부는 전셋집을 알아보면서도 인근의 월세 오피스텔(105만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매일 조식을 제공하는 데다 식당도 고급스럽게 꾸며놨다는 게 이유였다. 마음을 다잡고 전셋집에 최종 계약했지만, 이런 마음가짐으론 재무목표 달성이 불가능해 보였다. 잉여자금이 생겨도 다른 지출로 빠져나갈 게 뻔해서다.

최씨 부부가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 때문인지 부부의 총 지출은 638만원으로 월소득을 뛰어넘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 정한 재무목표를 이루려면 아예 소비습관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부부는 2차 상담에서 지출을 확 줄여보기로 결심했다.

1차 상담에선 워밍업 겸 가볍게 지출을 줄였다. 먼저 택시 타는 횟수를 크게 줄여 65만원의 교통비를 20만원으로 절감했다. 30대 중반인 부부는 자신을 꾸미는 데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는데, 미용실 가는 횟수를 줄여 의류비·미용비(45만원) 중 15만원을 절약했다. 그 결과, 부부는 1차 상담에서 60만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자! 이제 지출 다이어트에 본격적으로 돌입해 보자. 먼저 월 29만원씩 내던 공과금(인터넷 포함)은 6월 전셋집으로 이사하면서 20만원으로 줄어든다. 새집의 관리비가 이전 오피스텔보다 9만원 저렴해서다. 월세 150만원도 사라지는데, 대신 전세금 대출이자를 32만원(1억5000만원×연이율 2.60%)씩 내야 한다. 그럼에도 118만원을 절감하는 셈이다.

다음은 보험료(44만원)다. 지인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부부는 암·상해·치과·실손·운전자보험 등을 갖추고 있었다. 하나씩 가격을 따져보면 3만~6만원대로 저렴한 편이지만, 가격이 싼 보험만 찾다 보니 부부는 너무 많은 보험에 가입하게 됐다. 이로 인해 사업비가 이중삼중으로 지출됐고, 중복되는 보장항목도 많았다. 운전을 하지 않는데 운전자보험을 내고 있다는 점도 아이러니였다.

‘좋은 보험’이란 보장이 잘돼 있다는 전제로 가장 저렴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부부는 기존 보험을 전부 해지하고, 보장항목이 탄탄한 실손보험과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하기로 했다. 각각 2만5000원짜리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최씨는 8만원, 한씨는 6만원짜리 건강보험을 들었다. 그 결과, 보험료는 44만원에서 19만원으로 25만원 절감했다.

다음은 통신비(20만원)다. 관리비에 인터넷(3만원) 요금이 포함돼 있다는 걸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부부는 둘 다 3만원대 할부금을 다달이 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할부금은 4~5%대의 고금리 이자가 포함된다. 휴대전화 할부금도 ‘빚’이란 얘기다. 부부는 보험을 해지하고 받은 환급금(230만원) 중 150만원을 활용해 할부금을 모두 갚았다. 이에 따라 통신비는 20만원에서 13만원으로 7만원 줄었다.

외식비(50만원)와 용돈(각 50만원)도 줄이기 대상이다. 주말마다 맛집을 방문하는 최씨 부부는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는 취미에 푹 빠져있다. 가격에 크게 개의치 않다 보니 별도 항목으로 분류해야 할 정도로 외식비 규모가 커졌다. 술을 좋아해 용돈의 대부분은 두 사람끼리 마시는 술값으로 쓴다. 수입의 25%가량을 먹고 마시는 데 쓴 셈이다.

부부는 과감하게 외식비를 없애기로 했다. 앞으로는 생활비(60만원) 한도 내에서 외식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외식하느라 썼던 택시비도 아낄 수 있다. 용돈도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각각 20만원씩 아끼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 술자리 횟수도 한달에 1~2번으로 줄였다.

마지막으로 여행비(30만원)도 줄였다. 부부는 1년에 한번씩 꼭 해외여행을 가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해외여행을 가려면 비행기값만 수백만원이 드는 데다 쇼핑으로 인해 불필요한 지출이 많이 발생한다. 최씨 부부는 가급적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국내로 여행을 다니기로 약속했다. 이로써 여행비는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20만원 줄었다.

이제 부부의 지출 다이어트가 모두 끝났다. 상담을 통해 부부는 소비성 지출(294만원), 비정기 지출(35만원) 등 총 329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여태까지 재무상담을 신청한 이들이 100만~150만원 절감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액수였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서 말했듯 부부는 재테크 경험이 거의 없다. 잉여자금이 많더라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멋모르고 주식이나 펀드에 손을 댔다가는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까지 까먹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해야 착실하게 자금을 불려나갈 수 있을지는 다음 시간에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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